국제 국제일반

호주, 헬기 타고 코알라 700마리 총살..대체 무슨 일?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29 04:30

수정 2025.04.29 09:56

사진은 기사 본문과 무관함./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 본문과 무관함./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호주 빅토리아주 정부가 대형 산불로 고통을 받는 야생 코알라 700여 마리를 총살해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호주 남부 빅토리아주는 부즈빔국립공원 화재로 먹이를 잃은 코알라 700여 마리를 안락사 시키기 위해 헬리콥터에서 저격해 사살했다.

앞서 지난달 부즈빔국립공원에서는 화재로 약 2200헥타르(약 665만평)에 달하는 면적이 소실됐다. 이로 인해 코알라의 주요 먹이인 유칼립투스 군락지가 대부분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로 인해 코알라들이 먹이를 잃자 주 당국은 코알라들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이다.



주정부는 항공기를 이용해 코알라들을 사살한 이유에 대해 "국립공원의 지형이 매우 험난하고, 코알라들이 높고 외딴곳에 위치해 있다"며 "화재의 영향을 받은 나무들의 안전성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빅토리아주 생물다양성 책임자인 제임스 토드는 "이 결정은 결코 가볍게 여겨지지 않았다"면서도 "우리에게 선택지는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방치하거나 항공기를 이용해 고통을 덜어주는 것 뿐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안락사된 모든 코알라는 건강 상태가 매우 나빴고, 살아있었다면 상태가 계속 악화됐을 것"이라며 "모든 코알라는 개별적으로 평가한 후, 30m 이내에서 쌍안경과 광학 장비를 사용해 안락사시켰다"고 덧붙였다.

빅토리아주 야생동물 보호단체 와일드라이프빅토리아(Wildlife Victoria)의 대표 리사 팔마는 "비극적인 현실은 산불이 야생동물에게 상당한 고통과 죽음을 초래했다는 것"이라며 "심각한 부상을 입은 야생동물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자비로운 행동은 안락사였다"고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주 당국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다.

20년 동안 코알라를 연구해온 코알라 생태학자 롤프 슐라글로스는 "공중 사격이 과연 효율적이고 정확한지 의문이 든다"며 "진정한 문제는 코알라 서식지와 자생 식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비영리단체 코알라 얼라이언스(Koala Alliance)의 제스 로버트슨 회장도 "코알라를 안락사시키기 전에 혈액 검사를 받고 체중을 측정해야 하며, 이런 방식으로 코알라를 평가해야 한다"며 "헬리콥터에서 코알라의 건강 상태를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고, 즉사 여부도 확신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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