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우크라 종전 지지부진, 가자엔 다시 포탄… 외교정책 ‘시험대’ [트럼프 2기 100일]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29 18:09

수정 2025.04.29 18:09

(3) 끝나지 않는 두개의 전쟁
"취임 뒤 24시간 내 종전" 공언 불구
협상만 계속 진행될뿐 성과 못거둬
러 협상 결렬땐 에너지 제재 가능성
가자 중재에도 이스라엘 다시 공습
지난 26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에서 열린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미사 시작 전에 우크라이나와 서방국 지도자들이 모여 논의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EPA연합뉴스
지난 26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에서 열린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미사 시작 전에 우크라이나와 서방국 지도자들이 모여 논의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EPA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취임 100일을 맞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선거운동을 하는 동안 자신이 다시 집권하면 우크라이나, 가자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장담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은 진행되고 있고, 가자지구는 취임 전에 합의됐던 1차 휴전이 끝난 후 협상이 계속되는 등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란과 핵 협상도 6년 만에 진행하고 있지만 결론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가 장담해왔던 대로 외교 정책이 흘러가지 않고 있다.

■러 협상 불구 쉽지 않은 우크라 평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취임하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24시간 안에 끝낼 수 있다고 공언했다.

또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같은 외국 지도자도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킬 수 있다고 낙관하면서 지난해 대선에서 승리하자 기대감이 생겼다.

지난 25일 러시아 모스크바로 보낸 백악관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가 푸틴 대통령을 만난 후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 합의에 접근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음 날 바티칸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생산적인 만남"을 가진 트럼프는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끝내려 하지 않는다며 최근 들어 회의감을 드러내고 있다.

제임스 휴잇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성사에 대한 의지는 분명하다며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당시와 비교해 상황이 훨씬 진전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러시아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 미국이 에너지를 무기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한다. 유럽에 미국산 원유와 천연가스를 제공해 유럽의 러시아산 의존을 크게 줄이는 것으로 타격을 입힌다는 것이다.

미국 워싱턴 소재 민주국가방위재단(FDD) 선임연구원 피터 도란은 바이든 행정부 당시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를 강력하게 시행하지 않으면서 러시아가 원유 수출로 전쟁 비용을 충당할 수 있었다며 트럼프는 이란 제재 모델을 적용해 돈줄을 끊음으로써 전쟁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무부 대변인을 지낸 헤더 나워트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무기를 제공해 러시아를 압박하고 추가 제재를 부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은 미국과 러시아 협상에서 소외됐던 유럽에 달렸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스웨덴 총리를 지낸 칼 빌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에 대한 접근을 바꿔 더 강하게 압박하면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늘린다면 휴전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조심히 내다봤다.

■네타냐후에 가자 원조 허용 압박

트럼프 취임 당시 중동 특사역을 맡았던 위트코프의 주도로 트럼프 취임식 하루 전인 지난 1월 19일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다단계 휴전과 인질 교환에 들어갔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 포로 약 2000명을 석방했으며 하마스는 가자에서 납치한 인질 33명을 풀어줬다. 그러나 지난 3월 휴전이 위반되면서 전투가 재개돼 아직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59명의 석방을 놓고 합의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들 중 절반은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교황 장례식 참석을 위해 지난 주말 로마로 날아간 트럼프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식량과 의약품 공급을 재개하도록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달 이란 핵 문제를 놓고 고위급 협상을 하기 시작했다. 위트코프 특사는 지난 26일 오만에서 이란 협상단과 세번째 접촉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나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와도 만날 용의가 있으며 최후의 수단으로 군사작전 사용 가능성도 암시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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