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금융사고 오명 벗자" 은행권 성과주의 앞세워 조직 재정비

이주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29 18:29

수정 2025.04.29 18:29

연공서열 중심 인사제도 손질
파벌청산 등 조직 쇄신도 속도
농협銀, 인센티브 등 파격보상
우리銀은 직원 신상정보 손질
학연·지연 부작용 차단하기로
"금융사고 오명 벗자" 은행권 성과주의 앞세워 조직 재정비
은행권이 조직 내에 '성과주의'를 불어넣으며 내부통제 강화의 고삐를 죄고 있다. 연공서열 중심의 인사 관행을 깨고 최우수 직원에게 파격적인 당근을 제시하는 등 임직원들의 금융사고 인식을 제대로 다잡으려는 모습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최근 성과 중심의 조직문화를 확립하기 위해 인사시스템을 전면 개편했다.

상반기 최우수 성과를 창출한 직원 120명을 특별승급을 실시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수익증권?방카슈랑스?디지털금융부문 등 비이자사업과 외환부문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인 직원들에게 파격적인 보상을 하겠다는 취지다.



또 실적이 우수한 사무소장에게는 계속근무 기회를 부여하고, 명예퇴직년도 사업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 사기진작 방안도 시행된다. 합당한 평가를 위해 승진심사 항목에 계량지표도 도입키로 했다.

농협은행이 성과 중심 문화를 강화하는 이유는 내부통제와 관련이 깊다. 조직 내에 성과 문화를 정착시켜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금융사고를 예방하겠다는 목표다. 강태영 농협은행 행장은 이번 인사 개편에 대해 "조직 내 성과 중심의 인사문화가 내부통제와 금융사고 예방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과 관련된 부당대출로 홍역을 치른 우리은행도 성과 중심의 인사문화 정착에 시동을 걸었다. 우선 우리은행은 직원 인사카드에서 학력, 병역, 출신 지역 등 업무능력과 연관성이 적은 인사정보를 삭제했다. 그간 우리은행은 직원 인사카드에 업무능력 파악을 위한 정보 외에도 학력, 병역 등의 정보를 기록해왔다.

특별포상금 지급이나 경영대학원(MBA) 연수 선발 우대 등 최우수 직원에게 파격적인 보상안을 제시했다. 사내에서 상을 많이 받은 직원을 '우리 크라운', 어려운 자격증을 많이 취득한 직원을 '우리 엘리트'로 각각 선정해 여러 혜택을 줄 방침이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올해 초 취임한 직후부터 인사평가의 혁신을 강조해왔다. 지난 1월에는 인사카드에서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구분을 삭제하기도 했다. 은행 내 파벌 청산 등 조직문화 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 들어서도 은행권에 금융사고가 끊이질 않으면서 각 은행들은 전방위적으로 내부통제에 고삐를 죄는 분위기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금융업권 금융사고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4월까지 발생한 금융사고는 총 468건, 사고 금액은 8422억8400만원에 달한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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