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이창용 “통화정책 운영체계 근본적 고민 시작해야”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30 14:30

수정 2025.04.30 14:30

한국은행·한국금융학회 공동 정책 심포지엄 환영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
[파이낸셜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30일 "통화안정증권의 역할을 재점검할 필요가 생기고 환매조건부증권(RP) 거래도 유동성 변화 추세에 부응할 수 있도록 개선 방향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별관에서 열린 '한국은행·한국금융학회 공동 정책 심포지엄'에서 환영사를 통해 "우리 경제를 둘러싼 통화정책 여건의 중장기 구조적 변화를 고려하여 통화정책 운영체계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시작해야 할 시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은행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위기와 같은 대내외 충격 속에서도 통화정책 운영체계에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코리도(corridor) 시스템을 일관되게 유지해 왔다”고 짚었다. 코리드 시스템이란 정책금리를 중심으로 상·하한 금리 구간을 설정해 단기시장금리가 이 범위 내에서 형성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어 “우리나라의 경우 주요 선진국과 달리 양적완화 등 비전통적 정책수단을 도입하지 않고도 기준금리 조정 등 전통적인 통화정책 수단으로 위기 대응이 가능할 만큼 정책여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한국은행은 외환보유액을 확충하고 과도한 환율 변동성을 완화하는 과정에서 시중에 공급된 유동성을 흡수하는 데 공개시장운영의 초점을 맞췄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2010년대 중반 이후로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추세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커지고,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가 증가하는 등 유동성 수급 여건에 중대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경상수지 흑자는 2015년 1051억달러에서 2017년 752억달러, 2019년 597억달러, 2021년 852억달러, 2022년 258억달러, 2023년 328억달러 등으로 감소 추세에 있다. 반면 거주자 해외증권투자는 2015년 419억달러에서 지난해 722억달러까지 증가했다.

이 총재는 “이러한 변화를 고려할 때, 그동안 통화정책 운영체계에서 기조적인 유동성 흡수 수단으로 주로 활용되어 온 통화안정증권의 역할을 재점검할 필요가 생겼다”며 “또한 지표채권 및 고유동성 안전자산으로서의 통화안정증권의 역할을 고려하여 부채관리(debt management) 차원에서 이를 어떻게 발전적으로 활용할지에 대해서도 고민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는 저출산・고령화 심화, 잠재성장률의 추세적 하락의 위험에 직면해 있다”며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정책금리가 제로하한 수준에 근접하게 되면, 선진국 중앙은행이 했던 것처럼 양적완화(QE)와 같은 대차대조표 확대 정책을 도입할 수 있을지,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등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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