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흩어진 알약, 축 늘어진 여성…불쾌감만 남은 비타민 광고

김희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30 15:03

수정 2025.04.30 15:22

논란이 불거진 해당 화장품 브랜드 비타민 광고 사진 /사진=X 갈무리
논란이 불거진 해당 화장품 브랜드 비타민 광고 사진 /사진=X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한 화장품 브랜드의 제품 광고 사진이 약물 중독이나 죽음을 연상시킨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 브랜드는 “사회적 함의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다”라며 사과하고 문제가 된 일부 사진을 삭제했으나 누리꾼들은 여전히 문제의 소지가 있는 사진이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광고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중심으로 문제가 제기됐다. X(옛 트위터)와 스레드 등의 이용자들은 해당 브랜드가 이달 중순께 출시한 비타민C 제품의 광고 사진을 공유한 뒤 “비타민C 광고를 이렇게 찍어야 할 이유가 있나”, “누가 봐도 중독을 연상시키는데 광고의 의도가 대체 뭐냐” 등의 의견을 내며 반발했다.

해당 광고 사진은 알약 형태의 비타민C 제품이 바닥에 흩어져 있고, 여성 모델이 알약 옆에 엎드려 누워있는 모습이 담겨있다.

젊은 여성을 주 고객층으로 삼은 화장품 브랜드에서 내놓은 비타민C 제품의 광고 사진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이 사진이 문제가 되면서 해당 브랜드의 다른 제품 광고 사진도 논란이 되고 있다. 여성이 욕조 안에 잠긴 채 허공을 바라보는 모습이나 욕조 안으로 얼굴을 집어넣는 모습 등이 담긴 토너 광고 등이 대표적이다. 누리꾼들은 “약물 중독이나 익사 등 죽음을 연상시키는 사진을 제품 광고에 쓰는 이유가 뭔지 이해가 안 된다”, “이런 콘셉트가 건강과 아름다움에 연관이 있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해당 화장품 브랜드 측은 지난 23일 X 공식 계정에 사과문을 올리며 "기획 과정에서 제품의 특성 및 사회적 함의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던 부분을 충분히 인지했다"라며 "해당(비타민C 제품) 이미지는 현재 모두 삭제 조치했다. 화보로 불쾌함을 느끼신 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라고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나 비타민C 광고 사진만 삭제했을 뿐 논란이 되는 다른 사진들은 여전히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자살, 범죄 등 부정적 이미지를 연상케 해 논란이 된 브랜드 화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 버버리가 지난 2019년 후드티셔츠의 목 부분에 '올가미'처럼 보이는 끈을 디자인했다가 자살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돼 공식 사과한 바 있다.

또 2015년 성인 남성 잡지 '맥심' 코리아는 여성의 발목에 청 테이프를 묶은 채 차량 트렁크에 실어놓고 그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남성 사진을 표지로 내걸어 성범죄 미화 및 여성 비하 논란을 빚었다. 거센 비판에 맥심 코리아는 결국 사과문을 발표하고 해당 화보가 실린 잡지를 전량 회수 폐기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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