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사절단 최근 인도네시아 방문
발전 속도 빨라 무역과 투자 늘려야
발전 속도 빨라 무역과 투자 늘려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이끄는 경제사절단이 1박2일 일정으로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대통령과 고위 당국자를 만나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돌아왔다. 외교공백 상태에서 기업인들의 민간외교가 결실을 거둔 것으로 주목된다. 특히 미국의 관세정책으로 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새로운 투자와 수출 대상지로서 동남아를 공략 대상으로 삼은 것은 의미가 크다.
롯데 외에 삼성, SK, 현대자동차, 포스코, 한화 등 국내 주요 기업 고위 임원 24명으로 구성된 이번 사절단은 첨단 제조업과 광물자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를 확대하기로 인도네시아 측과 합의했다고 한다. 인도네시아가 자원 중심 경제에서 창출경제로 발전하는 데 한국이 도움을 주고 인도네시아도 우리 기업의 투자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한국은 이미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각국에 대한 투자와 무역을 확대하는 정책을 펴오고 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인 아세안의 국내총생산(GDP)은 2015년 2조5000억달러에서 2023년 3조8000억달러로 약 51% 증가할 정도로 발전 속도가 빠르다. 약 6억7000만명에 이르는 인구도 나날이 늘고 있어 동남아시아의 미래는 밝기만 하다. 아세안에 속하지 않은 인도도 발전 가능성이 무한한 국가다.
우리만 그런 것은 아니지만 미국의 관세정책으로 한국 경제 전체가 흔들리는 것은 대미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위험분산을 위해 수출과 투자 지역을 다변화해야 하는데, 우리로서는 동남아가 최우선, 최적의 대상지다. 이미 베트남과 캄보디아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 1만개가 훨씬 넘는 우리 기업이 진출해 공장을 짓고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한국은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에 이어 윤석열 정부의 아세안정책으로 동남아 국가들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체결, 자유무역 기반을 이미 마련해 놓고 있다. 앞으로 정부는 동남아 진출을 가속화하기 위해 정책 지원을 강화하고 정상외교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
동남아 시장에서 한국은 후발주자의 위치다. 일본은 이미 수십년 전부터 동남아에 진출해 자동차 시장 등 제조업 분야를 장악하고 있고 중국도 자본력을 앞세워 한국, 일본과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지난 27일부터 사흘간 베트남을 방문했다. 그외 다른 나라들도 미국 아닌 제3의 시장으로 동남아를 점찍고 협력을 타진하고 있다. 이번에 민간사절단이 방문한 것도 국정공백 상태에서 경쟁의 불꽃이 튀고 있는 동남아 시장을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달 후면 들어설 새 정부도 이 점을 명심해 동남아에 외교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우리가 서해에서 중국과 분쟁을 벌이고 있듯이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들도 남중국해에서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다투고 있다. 한국은 중국 견제와 무기 거래 등에서도 동남아와 협력 관계를 넓힐 여지가 있는 것이다.
이처럼 동남아는 경제·안보·외교적으로 미국과 중국 중심에서 탈피하여 협력을 강화해야 할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관광과 인력 교류, 문화 협력에서도 앞으로 중요한 파트너로 부상할 것이다. 역대 정부에서 공을 들여왔지만, 문제는 지금부터다. 민관 협력으로 투자를 지속하고 교역량을 더 늘려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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