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놓아 응원하던 스포츠팀이 상대 팀에 지고 말았어요. 아쉽기는 매한가지이겠으나 평가는 두 갈래로 다를 수 있습니다. 어떤 패배에는 '졌잘싸, 짝짝짝' 하고, 다른 패배에는 '괜히 밤새웠어. 쯧쯧쯧' 하지요.
[졌잘싸]는 '졌지만 잘 싸웠다'를 줄여 이르는 말로 국립국어원 열린 사전 우리말샘에 올라 있습니다. 사람들은 어떤 때 "졌잘싸" 할까요? 괜찮은 기량으로 정정당당하게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이 들 경우일 겁니다. 한마디로 좋은 경기력을 보였을 때이겠지요. 스포츠가 아니라 국민들의 선택과 평가가 갈리는 대결에서 이들 말을 대입할 수 있게끔 다시 풀어봅니다.

'괜찮은 기량'은 실력입니다.
이것으로 끝일까요? 하나를 더 보태야 완벽할 것 같긴 합니다. 결과를 수용하는 승복입니다. 패배를 받아들이고 다음 경쟁을 준비하는 것이지요. 민주정(民主政)의 지속가능한 상생 조건입니다. 이렇게 하여 '졌잘싸' 평을 얻어야 미래가 있습니다. 반대라면 희망은 차갑게 식겠지요. 역사에서 얻은 유일한 교훈은 사람들이 역사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는 것이라는 경구는 무섭기까지 합니다. 변주합니다. 이번 패배에서 얻은 유일한 교훈은 선수들이 지난 패배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패배 자리에 선거를 놓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얻은 유일한 교훈은 사람들이 지난 선거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이 패러디, 과연 동의할 만한가요? 곧 있을 대통령선거가 답을 주겠노라고 벼르고 있네요.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온라인)
2. 네이버 고려대한국어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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