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를 향한 단일화 요구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불출마로 중도·2030 지지층 어필 지점을 일부 잃은 국민의힘이 물밑에서 지속적으로 구애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다만 이준석 후보는 수차례 "전혀 (단일화) 생각이 없다" "2차 가해고 모욕감을 느낀다"고 선을 긋고 있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가 개혁신당 후보로 결정된 3월 18일부터 4월 30일까지 공식 석상에서 단일화·빅텐트 관련 질문만 약 27차례 나왔다. 지난달 30일 관훈토론회 질답 과정에서는 '단일화'라는 단어가 18차례, '빅텐트'라는 단어가 22차례 등장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지난달 22일에는 하루에만 세 차례 관련 질문이 이어졌는데, 이 후보는 "반복되는 단일화 요구는 스토킹" "끝까지 완주해 (보수의) 썩은 부분을 오려낼 것" 등으로 받아치기도 했다.
이 후보의 선거 유세 초반에는 단일화 대신 여론조사 추이·공약 등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지난달 12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하고, 그다음 날인 13일 대구·경북(TK) 지역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이 19%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가 나온 후 매일 단일화 관련된 질문이 등장했다.
국민의힘 경선 레이스가 본격화됐지만, 출마한 모든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대상으로 승기를 잡지 못하는 점 또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일찌감치 TK 집중 유세를 펼친 후 각종 여론조사 3자 대결에서 10%대 지지율을 유지 중이다.
범보수 주자로 이 후보를 묶고. 보수-진보 진영 대립 구도를 다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최근 국민의힘 내에서 힘을 받는 한덕수 대통령 국무총리 권한대행과의 빅텐트론을 두고도 강한 불쾌감을 표하고 있다. 이 후보 측은 지난 총선에서 승리한 '동탄 모델'을 적용, 각 진영의 연성 지지층과 무당층을 흡수해야 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는데 이와 정면 배치된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도 최근 페이스북에 한 대행과의 단일화 가능성을 확정한 기사를 공유하며 "앞으로 빅텐트니 뭐니 하는 이야기에 대해 이준석 측 관계자라는 사람의 이야기는 참고도 하지 말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내에서는 이 후보를 포섭해야 한다는 기류가 지배적이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선거에서는 지지율이 제일 중요하다. 이 후보가 안정적으로 n%의 지지율이 나오는 게 주목할 만하다"라고 했다.
유세 초반 이 후보와 거리를 두던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도 "이제는 무조건 이 후보를 포섭해야 한다. 무조건"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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