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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린 데 또 때리고"...제약·바이오에 집중된 공매도 공세 [공매도 재개 한달 (中)]

최두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5.01 14:49

수정 2025.05.01 14:49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현황(2024.03.31~2024.04.30 기준)
(건)
구분 지정 건수
전체 지정 건수 330
연장 지정 건수 33
일평균 지정 건수 12.47
재개 첫날(3.31) 지정 건수 43
(한국거래소)

[파이낸셜뉴스] 공매도 전면 재개 이후 시장은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이지만, 제약·바이오 업종은 예외다. 기존 개인투자자들의 단타 매매에 외국인 등의 공매도가 가세하면서 주가하락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과열종목 지정 후 다시 지정되는 비율이 높아 관련 종목에 공매도 집중이 심화되는 양상이 다.

■공매도 과열지정 330건...이 중 10%는 연장 조치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월 31일 공매도 전면 재개 이후부터 지난달 29일까지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된 사례는 총 330건에 달했다. 이 중 33건은 공매도 제한 조치가 연장됐다.

공매도 과열종목은 주가 급락 등 수급 불균형 우려가 있는 종목에 대해 하루 동안 공매도를 금지하는 제도로, 시장 안정 장치이다.

공매도 재개 초기에는 과도한 변동성으로 하루에 40건 이상 지정됐으나, 이후 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며 일평균 12건 수준으로 줄었다. 그러나 반복 지정과 연장 사례는 오히려 제약·바이오 등 일부 업종에 편중되는 등 리스크가 집중되고 있다.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한 번이라도 지정된 종목 중 약 30%는 2회 이상 지정되는 등 십자 포화를 맞고 있다. HK이노엔, 휴온스글로벌, 네이처셀, 삼천당제약 등 제약·바이오 기업이 대표적이다. ㅠ
한 번 과열로 지정된 종목이 공매도 해제 이후에도 바로 매도 타깃이 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주가도 연쇄적으로 약세를 보이며 '공매도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개인 투자 비중이 높은 제약·바이오 종목은 공매도에 취약한 구조"라며 "실적보다 기대감에 따라 움직이는 특성이 있어, 단기 조정 시 공매도 세력의 주요 표적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일부 섹터 또는 테마군에 대한 반복적인 공매도 집중은 시장 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외에도 정치 테마주로 분류되는 안랩, CS, 일성건설 등이 과열종목으로 지정됐다. 총선 이슈로 급등한 뒤 공매도 매물 출회가 집중되며 과열 지정, 해제, 재지정이 반복된 사례다.

■공매도 지정 기준 6월부터 정상화
한국거래소는 공매도 전면 재개 초기에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기준을 한시적으로 완화한 상태다. 하지만 6월부터는 이 기준을 점차 원래대로 되돌릴 예정이다. 그만큼 공매도 제한 적용을 받는 종목 수가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과열지정의 반복을 막고 공정한 거래 환경을 회복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특히 제도 완화로 공매도 급증이 자주 발생했던 종목들의 변동성을 억제해 왔지만, 오히려 특정 업종에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공매도는 지수 전반보다는 종목별 영향력이 더 큰 구조"라며 "이번 과열지정 통계는 그 단면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특히 기대감 위주로 주가가 움직이는 성장주와 테마주가 '공매도 후폭풍'의 중심에 서 있는 것으로 봤다.
업계 관계자는 "공매도가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시장은 필요하지만, 특정 종목만 반복적으로 타격받는 구조는 위험하다"며 "거래소의 지정 기준 정상화와 함께 종목별 공시 강화, 수급 모니터링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다음달부터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기준은 공매도 비중 20% 이상에서 25% 이상, 공매도 거래대금 증가배율 기준 3배 이상에서 4배 이상으로 강화된다. 공매도 과열 종목은 주가 하락, 공매도 비중, 공매도 거래대금 증가 배율, 직전 40일 공매도 비중 평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정된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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