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방

두만강 교량 통해 北 고립 탈출?..'혈맹' 러와 밀착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5.01 08:12

수정 2025.05.01 08:12

[파이낸셜뉴스]
두만강 자동차 다리(두만강 도로교) 공사 구역을 찍은 인공위성 사진. 통일부 제공
두만강 자동차 다리(두만강 도로교) 공사 구역을 찍은 인공위성 사진. 통일부 제공
북한이 러시아로 이어지는 두만강 교량 신설을 통해, 유엔의 대북 경제 제재를 우회하려는 움직임을 가속하고 있다. 러시아도 유엔의 대북제재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계기로 이뤄진 북러간의 군사 혈맹이 경제동맹으로 이어지고 있다.

'북한 고립'정책을 펼쳐온 우리 정부와 동맹국들은 북러 경제동맹 강화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일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과 러시아가 지난해 6월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두만강 자동차 다리의 착공식을 준비 중인 동향이 포착됐다.

통일부는 두만강 도로 공사구역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배포했다. 이 사진에는 행사 대기시설로 보이는 구조물 3동이 보였고, 행사용 폭죽으로 추정되는 물체와 여러 공사장비 및 헬기장이 있었다.

러시아도 두만강 자동차 다리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연방 총리가 공사를 직접 독려하고 북러간의 경제협력을 공식화했다.

러시아는 또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무기한 대북 제재 수정을 요구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브라질에서 열린 브릭스(BRICS) 고위 안보 대표 회의에 화상으로 참여해 "우리는 북한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무기한 제재를 검토할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 대한 국제적 일방적 제재는 완전한 실패를 보여왔고 이 나라의 인도주의적 상황을 악화시키기만 했다"고 지적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북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한 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주도한 무기한 대북 제재는 뜯어고쳐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평양 만남에서 두만강 자동차 다리 신설에 합의했다.

두만강에는 현재 북러 간 화물 열차 운행을 위한 철교(조·러 우정의 다리)가 놓여 있지만 자동차 도로용 교량은 없었다. 이 때문에 2021년 2월 코로나19 대유행 때 양국을 오가는 열차 운행이 중단되자 러시아 외교관들이 철로에 놓인 수레를 타고 본국으로 복귀하기도 했다.

북한이 러시아로 이어지는 두만강 교량 건설에 속도를 내는 것은 중국에 치중한 경제 의존도를 줄이려는 시도로 보인다. 통일부에 따르면 10년 동안 북한의 대외교역에서 중국의 평균 비중은 93.9%였다. 운영 중인 국경 교량을 비교해도 러시아는 1개, 중국은 17개로 격차가 크다.

게다가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채택된 대북제재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후 북한은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를 통해 외교적 독립성을 추구하고, 중국의 입김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여 왔다. 북한은 지난해 북중 수교 75주년 '우호의 해'를 별다른 행사 없이 마무리하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신년 메시지를 더 크게 부각했다.

공사가 시작되는 북러간 자동차 교량은 총 850m 길이로, 기존 두만강 철교에서 강 하류로 약 415m 내려간 지점에 설치될 예정이다. 공사는 내년 말 마무리될 예정이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 2월 교량 설계·시공 업체를 선정했다. 최근 북러 간 밀착을 고려할 때 양국을 잇는 자동차 교량이 완성되면 무역 등 경제협력과 관광을 포함한 인적교류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두만강 자동차 교량 착공식이 지난달 30일 북한 라선시와 러시아 하산에서 동시에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두만강 자동차 교량 착공식이 지난달 30일 북한 라선시와 러시아 하산에서 동시에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실시간핫클릭 이슈

많이 본 뉴스

한 컷 뉴스

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