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배우 한그루(32)는 인터뷰장에 홀로 등장했다. 매니저도, 스타일리스트도 없다. 지난달 종영한 KBS 2TV 일일드라마 '신데렐라 게임' (극본 오상희 / 연출 이현경)도 혼자 오롯이 해낸 작품이다. 할 수 있을까 고민했지만 일단 부딪쳐보자는 마음으로 매일 직접 운전을 해 촬영장을 오가면서, 넘치게 많은 주인공의 분량을 연기했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보낸 9년, 한그루는 '엄마'의 경험이 아니었다면 해낼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신데렐라 게임'은 원수에 의해 가짜 딸로 이용당해 복수의 화신이 된 여자가 진정한 복수의 의미를 깨달으며 성장, 치유하는 이야기를 그린 일일 드라마다. 극중 주인공인 구하나 역으로 오랜만에 일일드라마에 출연한 한그루는 대본을 달달 외우느라 오랜만에 '머리가 작동한'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주변을 둘러보며 동료 배우들의 노력, 현장에 함께 존재하는 스태프들의 힘도 느꼈다. 그럴수록 배우로서의 꿈이 뚜렷해졌다. 꾸준히, 오래 연기하는 것. 보는 이들의 '친숙한' 배우로 자리하고 싶은 마음이다.
<【N인터뷰】 ①에 이어>
-시청률이 높았다.
▶너무 다행이다. 작품에 피해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제일 컸다. 시청률이 잘 나와서 너무 기쁘고 감사했다. 어머님들이 많이 알아봐 주신다.
-작품에 임하면서 세웠던 목표는.
▶문제없이 혼자서 잘 해내는 것, 주인공인데 나의 부족함 때문에 시청률이나 작품에 피해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부담감이 컸다. 8개월 긴 호흡으로 가는 작품인데 중심을 잃지 않고 끝까지 가는 게 중요했다. 정신 흐트러지지 않고 8개월을 이어왔다. 이 작품을 통해서 '내가 뭘 해도 할 수 있겠다' 싶었다.
-대선배들과 연기하면서 배우로서 자신의 미래에 대해 생각도 했을 것 같다.
▶이제 내 롤모델은 선생님들이다. 꾸준히 활동하고 싶다. 역할, 비중은 중요하지 않다. 촬영장에 나가는 것이 재미있다. 주인공일 때는 그만큼의 압박감을 느끼고, 역할이 작아도 연기하는 순간에 최선을 다한다. 내가 이렇게 다시 열심히 할 수 있구나 싶었다.
-두 아이가 엄마의 직업에 대해 이제 제대로 알지 않았을까 싶다.
▶엄청나게 좋아한다. 학교에서 숙제에 그림 그리기가 있으면 주제와 상관없이 '신데렐라 게임 파이팅' 이런 걸 적는다.(웃음) 아이들이 저와 떨어져 있는 게 처음이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초반에 힘들어했다. 이 시간을 견뎌준 게 고맙다. 씩씩하게 견뎌주고 엄마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이해해 주고 그런 게 고맙다. 아이들이 많이 큰 것 같다.
-배우로서 목표는.
▶친근한 배우가 되고 싶다. 어떤 역할이나 작품에 나왔을 때 친숙하고 정이 가는 그런 배우였으면 좋겠다. '이거는 비중이 적은데 괜찮나' '원래 이미지와 다르지 않나'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데 내가 정형화된 이미지를 가질 정도로 활동을 한 배우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만들어 나가는 시작 단계라고 생각한다. 대중이 볼 때 불편함 없이 반가운 배우이고 싶다. 나는 어린 나이에 결혼, 이혼을 하고 아이도 있다. 장점으로 내세울 수 있는 건, 제 또래 배우는 이제 '핫'해지는 시기이고 나와는 방향성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그 친구들이 아직은 하기 어려운 역할을 내가 할 수도 있지 않겠나. 나는 꾸준히 가는 게 목표다.
-활동의 원동력은.
▶무조건 아이들이다. 열심히 일하고 싶다. 그동안은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지 생각을 많이 했다. 비중이 작은 드라마를 해도 괜찮나 싶고, 그런데 사실 그렇게 생각할 정도의 배우도 아닌 거다. 내가 어디서 어떤 일을 얼마나 하는지 감사함을 가지고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너무 재미있고 앞으로 무엇이든 다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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