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기록도 표시도 없는 직구 '위해성분'…식약처는 찾아낸다

뉴시스

입력 2025.05.01 10:01

수정 2025.05.01 10:01

위해 성분 의심 해외 직구 식품 대상 검사 실시해 국민 안전에 기여 마약류 의심 젤리·초콜릿 등 검사법 개발…마약류 및 위해성분 검출 해외 직구식품 구매·검사 결과는 해외직구 올바로 홈페이지서 확인
[오송=뉴시스] 송종호 기자= 지난 29일 오전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첨단분석과 관계자가 검사 요청이 들어온 해외직구 식품들에 대한 작업을 하고 있다. 2025.04.30. so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오송=뉴시스] 송종호 기자= 지난 29일 오전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첨단분석과 관계자가 검사 요청이 들어온 해외직구 식품들에 대한 작업을 하고 있다. 2025.04.30. so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오송=뉴시스]송종호 기자 = "오늘 식약처로 배송된 고혈압을 낮춰준다는 해외직구 식품들입니다. 위해성분이 있는지 검사 의뢰합니다."

지난달 29일 오전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첨단분석과로 요청이 들어왔다. 식약처 수입식품안전정책국 수입유통안전과에서는 위해성분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해외직구식품을 직접 구매해 검사 결과를 공개한다.

첨단분석과 3층에서는 곧바로 수입유통안전과에서 의뢰받은 해외직구식품 약 20여개에 대한 전처리 과정에 착수했다.

김미진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보건연구사는 "해외직구식품 속 성분을 검사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시료를 사전에 준비해야 하는 전처리 과정을 거쳐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 보건연구사와 동료들은 의뢰받은 식품을 균질화(분쇄) 작업을 거쳐 메탄올과 섞어주는 전처리 과정을 실시했다. 이날은 용매로 70% 메탄올을 사용했는데 검사 대상에 따라 농도가 달라지거나 다른 용액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어 초음파 기계에 넣어 30분간 메탄올과 해외직구 식품이 잘 섞이도록 한다. 수동으로 섞는 것보다 더 잘 섞이도록 초음파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전처리를 마친 시료들은 다시 4층 분석실로 옮겨져 첨단 분석 장비를 이용하여 위해 성분 유무를 확인한다. 검사 대상에 위해 성분이 없다면 모니터 속 그래프는 파동없이 깨끗하지만 위해성분이 감지되면 순식간에 다양한 그래프를 나타낸다.

[오송=뉴시스] 송종호 기자= 지난 29일 오전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첨단분석과로 검사 요청이 들어온 해외직구 식품의 균질화 작업 전(왼쪽)과 후의 모습. 2025.04.30. so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오송=뉴시스] 송종호 기자= 지난 29일 오전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첨단분석과로 검사 요청이 들어온 해외직구 식품의 균질화 작업 전(왼쪽)과 후의 모습. 2025.04.30. so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첨단분석과는 이런 위해 성분 검사를 연간 200건씩 처리하고 있다. 해외직구로 국내 반입차단 원료, 성분이 들어있는 식품을 가려내는 곳이다. 최근에는 해외직구가 급증하면서 신규 부정물질도 늘고 있다. 그때마다 새로운 검사법을 개발해 신규 부정물질을 가려내는 것이 첨단분석과의 역할이다. 소수의 인원이 쉼 없이 위해성분을 찾아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마 등 마약성분 함유가 의심되는 직구식품 34개를 검사했다. 대마 사용이 합법화된 국가의 온라인몰에서 판매하는 것들이었다. 이를 위해 기존에 없던 성분을 확인하고, 마약류를 검출하기 위한 검사 방법을 따로 만들었다. 검사 과정에서 최소 1억원에 달하는 장비가 고장이 나기도 했다. 대마젤리, 대마초콜릿 등은 제형이 일반 알약형태와 달리 곱게 분쇄되지 못해 검사장비의 튜브를 수시로 막았기 때문이다.

김 보건연구사는 "젤리는 통상적인 균질화가 어려워 가위로 잘게 잘라서 전처리 과정을 수행했다"라며 "이전에 없던 마약류 성분을 찾기 위해 검사 방법도 해외 논문, 사례 등을 찾아내 새로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그 결과 검사 대상 34개 모든 제품에서 마약류 또는 국내 반입차단 원료, 성분을 찾아냈다.

김 보건연구사와 동료들은 해외직구식품 검사가 주업무가 아니다. 자체 연구사업을 수행하면서도 시간을 쪼개 해외직구식품 검사도 진행하고 있다. 해외직구식품 속 위해성분은 갈수록 교묘해져 김 연구사와 그의 동료들은 피로를 잊은지 오래다.

[오송=뉴시스] 지난 29일 오전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첨단분석과 관계자가 검사 요청이 들어온 해외직구식품에 대한 전처리 작업을 하고 있다. 2025.04.30. so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오송=뉴시스] 지난 29일 오전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첨단분석과 관계자가 검사 요청이 들어온 해외직구식품에 대한 전처리 작업을 하고 있다. 2025.04.30. so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최근에는 이렇게 검출된 위해성분을 제외한 한국형 식품을 판매하는 사업자도 등장했다. 적발된 성분대신 목록에 없는 다른 성분으로 대체하는 등의 일종의 '꼼수'다. 식약처는 이 역시 놓치지 않고 있다.
김은정 식약처 식품위생사무관은 "위해성분이 포함되면 국내 반입 차단이 즉시 이뤄지니 이른바 '한국형 직구 식품'도 등장했을 정도"라며 "해당 직구식품에 대한 검사도 놓치지 않고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식약처와 평가원의 해외직구식품 구매·검사 결과는 온라인 해외직구식품 올바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성훈 식약처 수입유통안전과장은 "올해는 지난해 3400건보다 약 2배 늘려 구매·검사를 실시하고 있다"라며 "해외직구식품 올바로에 제품 사진, 제조사, 위해성분 등을 게시해 소비자가 위해 성분이 함유된 제품을 직접 확인하고 구매하지 않도록 지원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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