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범용 D램 고정거래가격 전달 대비 22.22% 올라
美 관세 시행 전 선행 수요 몰려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 듯
하반기 불확실성 여전, 고부가 가치 제품으로 돌파 예정
美 관세 시행 전 선행 수요 몰려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 듯
하반기 불확실성 여전, 고부가 가치 제품으로 돌파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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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지난 4월 범용 메모리 가격이 전달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부의 상호관세 발표와 90일 유예 조치 등에 따라 주요 정보기술(IT) 세트(완제품) 업체들이 사전 재고 확보에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실적이 부진했던 범용 메모리 가격이 반짝 상승세를 보이면서 국내 대표 메모리사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2·4분기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1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4월 PC용 범용 D램인 더블데이트레이트4(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65달러로 전월 대비 22.22% 급등했다. D램 가격은 지난해 11월(-20.59%) 급락한 뒤 12월부터 4개월 연속 보합세를 이어왔다.
낸드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월 이후 4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다가 지난달 큰 폭으로 증가했다. 메모리카드·USB용 범용 제품(128Gb 16Gx8 멀티레벨셀(MLC))의 4월 평균고정거래가격은 2.79달러로 전월에 비해 11.06% 올랐다.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인해 1·4분기에 이어 메모리 구매자들이 선제적으로 범용 메모리 재고 비축에 나서면서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전날 열린 1·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2·4분기의 경우 관세 유예 영향으로 사전 재고 비축을 위한 일부 고객들의 풀인(pull-in) 공급 요청이 접수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메모리사에게는 호재다. 양사 모두 선단 공정의 전환이나 운영 효율화, 고부가 제품의 생산 비중 확대 등을 언급하며 구형 메모리의 점진적인 생산 중단을 시사했지만, 범용 제품 또한 아직 매출 기여도가 높은 상황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전체 메모리 매출에서 범용 제품 매출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하반기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범용 메모리에 대한 선행 구매 수요가 상반기에 몰릴 경우, 하반기 시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관세에 따른 시장 변동성도 크다. 이에 양사는 하반기 고부가가치 제품에 힘을 주며, 수익성 확보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메모리는 수요가 높아 일반 D램과 낸드에 비해 관세 등 외부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량이 1·4분기 저점을 기록한 이후 HBM3E(5세대) 판매 확대와 더불어 매 분기 계단식 판매를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6세대 HBM인 HBM4 역시 올해 하반기 양산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인공지능(AI) 서버용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HBM3E 12단 개선 제품 및 128기가바이트(GB) 이상 고용량 더블데이트레이트5(DDR5) 판매를 확대할 예정이다.
HBM 시장 1위인 SK하이닉스는 HBM3E 중에서도 더 수익성이 높은 'HBM3E 12단' 제품 비중을 늘릴 방침이다. 올해 안에 HBM4 양산 준비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SK하이닉스의 HBM 물량에는 HBM3E 12단과 HBM4가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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