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삼성도 美에 크게 투자한다더라" 트럼프, '두 번'이나 공개발언...삼성 부담 증가

임수빈 기자,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5.01 12:45

수정 2025.05.01 13:29

트럼프 대통령, 美투자파티 초대받지 못한 삼성 향해
"미국에 더 투자하기로 했다"고 깜짝 공개 발언
업계에선, 전날 IR행사서 '생산지 이전' 발언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한 것 아니냐는 시각
진위 여부 떠나 삼성으로선 부담되는 발언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시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시스
[파이낸설뉴스] "삼성도 관세 때문에 미국에 대규모 시설을 건설할 것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삼성을 꼭 찍어 두 차례나 이같이 언급, 향후 삼성전자의 대응 방안에 관심이 모아진다.

1일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4월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며 "회의 직전에 삼성이 관세 때문에 미국에 대규모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들었다"며 "우리가 만약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면, 대미 추가 투자에 나서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생산시설 건설에 시간이 걸릴 것이나, 대규모 시설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30일(현지시간)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개최한 '미국 투자' 행사에서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손정의(손 마사요시)회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30일(현지시간)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개최한 '미국 투자' 행사에서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손정의(손 마사요시)회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 초청 '미국 투자' 행사에서도 "삼성도 관세를 이겨내기 위해 매우 큰 공장을 (미국에)건설한다고 오늘 아침에 발표했다고는 얘기를 들었다"고 재차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삼성이 미국에 짓기로 한 공장이 정확히 어떤 시설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진 않았다. 이 행사에는 현대차 호세 무뇨스 사장, 엔비디아 젠슨 황, 소프트뱅크그룹 손정의(손 마사요시) 회장 등 트럼프 행정부들어 신규 대미투자 계획을 발표한 기업 대표 20명이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이 자리에 초대받지 못했다.

가전업계는 이에 대해, 전날(4월 30일) 삼성전자가 1·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거론한 TV·가전 생산지 이전 검토건을 지칭한 것 아니냐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박순철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TV·가전 분야 관세 대응책과 관련해 "프리미엄 제품 확대를 추진하고 글로벌 제조 거점을 활용한 일부 물량의 생산지 이전을 고려해 관세 영향을 줄이겠다"고 말한 부분을 미국 측이 확대해석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여러 삼성 공장들을 활용하는 방안을 의미하는 것으로, '생산지 이전 계획'이 곧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은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 남부 사우스캐롤라이나 뉴베리에 세탁기 공장(2018년 1월 가동 시작)을 두고 있으며, 멕시코 케레타로와 티후아나, 두 곳의 공장에서 냉장고, 건조기, TV 등을 생산하고 있다. 미국 뉴베리 세탁기 공장에서 건조기 물량 일부를 소화하는 방향도 거론되고 있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인 투자 계획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삼성의 대미 추가 투자 발언을 두 차례나 언급한 만큼,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하기엔 삼성으로서도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30일(현지시간)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 투자' 행사에서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발표하는 내용을 듣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30일(현지시간)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 투자' 행사에서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발표하는 내용을 듣고 있다. EPA연합뉴스
국내 대기업 제조업체들은 관세 피해를 줄이기 위해, 생산 최적화 전략에 돌입한 상황이다. 주로 기존 해외 공장을 극대화하는 방안들이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도 지난달 7일 TV 신제품 발표회에서 관세 대응책에 대해 "삼성은 전 세계에 약 10개의 생산 거점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관세에 따라 생산 얼로케이션(Allocation·재배치)을 통해 파고를 넘어가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미국 현지 공장을 중심으로 생산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다만, 미국 신공장 구축은 아직까지는 대체로 신중한 모습이다. 미국 테네시 공장에 세탁기와 건조기 공장을 두고 있는 LG전자도 생산 유연대응 전략, 가격 인상 등을 모색하고 있으나, "미국 현지 생산기지 건립은 마지막 수단이 될 것"이란 입장이다.

soup@fnnews.com 임수빈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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