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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된 교내 흉기 사고…'학교전담경찰관' 확대 요구

뉴시스

입력 2025.05.01 12:01

수정 2025.05.01 12:01

1인당 11.6곳 담당·학교폭력 업무…역할·규모 늘려야 "재발 방지 대책 일환"…인력 부족·교권 침입 우려도
[뉴시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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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시스] 서주영 기자 = 올해 들어 교내 흉기사건이 잇따르면서 학교전담경찰관(SPO)의 역할과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일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도내 초·중·고등학교 488곳에 배치된 학교전담경찰관은 42명에 불과하다.

청주 17명, 충주 5명, 제천·음성·괴산(증평)·진천 각각 3명, 영동·단양·보은·옥천 각각 2명씩이다. 경찰관 1명이 전담하는 학교는 평균 11.6곳에 달한다.

2012년 도입된 학교전담경찰관은 학교폭력 예방 활동, 피해 학생 보호, 가해 학생 선도 등 학교폭력과 관련된 업무만 수행한다.

교내 전반적인 범죄예방은 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 1명이 여러 곳을 담당하며 특정 학교에 상주하지 않고 순회 근무한다.

국회는 지난 2월 대전 초등학생 교내 피살사건 후 학교전담경찰관이 학교폭력 외 교내 범죄 전반을 다루도록 업무와 권한을 확대하고 학교당 1명 이상 상주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해 교육위원회 심사 중이다.

전문가들은 상주 경찰관이 주기적으로 순찰하는 것만으로도 교내 범죄예방 효과 및 피해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원대 경찰행정학부 최병록 교수는 "교내에서 눈에 보이는 곳에 경찰관이 존재한다면 그것만으로도 범죄예방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학교전담경찰관 확대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교수는 "학부모는 교육 외에도 보호 차원에서 학생을 학교에 보내는 것"이라며 "이 사태를 내버려둔다면 학교에 대한 신뢰가 깨져버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원단체도 재발 방지 대책의 일환으로 학교전담경찰관 확대를 요구하고 나섰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이 지난달 1일 조합원 836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78.9%가 학교전담경찰관의 역할과 권한을 강화하는 방안에 찬성했다.

충북교원단체총연합회도 최근 성명을 내고 "교원과 학생의 교육활동과 안전을 보호하는 종합적이고 근본적인 법·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며 "비상상황 대응·지원을 위해 학교전담경찰관을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청주=뉴시스] 30일 충북경찰청 교육센터에서 김진태(왼쪽) 충북청 생활안전부장이 직원 20여명을 대상으로 '신입 학교전담경찰관 직무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충북경찰청 제공) 2025.04.30. photo@newsis.com
[청주=뉴시스] 30일 충북경찰청 교육센터에서 김진태(왼쪽) 충북청 생활안전부장이 직원 20여명을 대상으로 '신입 학교전담경찰관 직무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충북경찰청 제공) 2025.04.30. photo@newsis.com

문제는 경찰관 인력 부족이다.

도내 488개 학교에 학교전담경찰관이 상주하려면 현재의 42명에서 11배가량을 더 배정해야 한다. 교내 경찰 투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충북경찰청 관계자는 "학교마다 경찰관을 배치하는 것보다 배움터지킴이라는 방호직을 증원해 교내 방호까지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 더 현실성 있는 방안"이라며 "경찰이 교내까지 투입된다면 교권 침해의 우려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초등학교 시간강사를 지낸 A(40대·여)씨는 "교내에 경찰이 상주한다면 범죄예방 효과가 확실히 있겠으나 아이들에게 위화감을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있다"며 "은행에 가면 볼 수 있는 경비원처럼 학교 자체적으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더 현실성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충북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경계성 지능장애를 앓는 A(17)군이 흉기를 휘둘러 교장 등 교직원 4명이 다쳤다.


도주 과정에서도 행인 2명에게 흉기를 휘두르거나 몸을 부딪혀 부상입혔다.

2월10일에는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흉기로 학생을 찔러 살해한 고(故)김하늘양 사건이 발생했다.
두 학교 모두 교내 경찰관은 부재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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