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트럼프, 韓 기업 투자 칭찬하더니 "韓이 美 뜯어 먹어" 맹비난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5.01 14:14

수정 2025.05.01 14:14

트럼프, 4월 30일 타운홀 미팅에서 한국과 관세 협상 언급
"韓이 美에서 뜯어가, 군대에 돈 대는데 무역면에서 美 이용"
韓과 관세 협상 관련해 "합의할 가능성 있다. 서두르지 않아"
美 USTR 대표 "韓과 협상 진취적으로 진행 중, 올바른 방향"
트럼프, 韓 비난 당일 삼성 및 현대차 언급하며 美 투자 칭찬
현대차 호세 무뇨스 사장 직접 언급 "고맙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연설하고 있다.EPA연합뉴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연설하고 있다.EPA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무역 협상과 관련해 한국이 무역 부문에서 미국을 이용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같은 날 미국에 투자를 약속한 한국 기업들을 직접 언급하며 연거푸 칭찬했다.

미국 매체 뉴스네이션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뉴스네이션이 주최한 유권자 토론회(타운홀 미팅)에 참석했다. 그는 관세 협상과 관련해 "100개 넘는 국가가 우리와 합의하려고 안달이 나서 아침, 낮, 밤에 전화하고 있다. 우리는 엄청난 힘의 우위를 가지고 있다.

훌륭한 합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언제든지 협상을 중단하고 마음대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한국과 협상하고, 일본과 협상하고 있다. 우리는 많은 다른 나라와 협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한국과 일본, 인도와 이미 합의를 마쳤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들과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는 유리한 입장이다. 우리는 그들이 필요 없지만 그들은 우리를 원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그들은 그 동안 우리에게 (돈을) 뜯어갔다. 한국은 우리에게서 뜯어갔다. 우리는 그들의 군대에 돈을 내는 데 그들은 우리를 무역 부문에서 이용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세상에 친구와 적이 있는데 우리는 종종 친구보다 적과 더욱 잘 지냈다. 친구들은 무역 면에서 미국에 잔혹하게 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역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지난달 24일 미국과 통상 협의를 진행했으며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가 끝나는 7월 8일 전까지 협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협상을 담당하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는 트럼프 발언 당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한국이 협상을 "매우 진취적으로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제안을 내놓았고, 우리는 의견을 줬다"면서 "한국과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그들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어는 영국 일간 가디언이 지난달 29일 보도한 협상 우선 순위와 관련해 "우리는 영국과 협력하고 있으며 한국과도 협력하고 있다"면서 협상을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가디언은 당시 보도에서 미국이 협상 대상국을 3개 집단으로 나눴으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최우선 집단이라고 주장했다. 그리어는 협상 타결이 임박한 국가들이 있다며 "몇 주일 안에" 초기 합의를 발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베트남과 일본, 필리핀을 언급했다. 트럼프는 같은 날 각료회의에서 "중국과 대화중이다"라며 중국과도 관세 협상을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각료회의에서 "회의 직전에 삼성이 관세 때문에 미국에 대규모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날 백악관에 약 20명의 다국적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불러 해당 기업의 미국 투자에 감사를 표했다. 트럼프는 "오늘 이 자리에 이름이 언급되지 않은 삼성조차도 관세를 이겨내기 위해 매우 큰 공장을 건설할 것이라고 오늘 아침에 발표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삼성을 다시 강조했다. 이후 트럼프는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을 가장 먼저 거명하며 "고맙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가 지난 3월 백악관에서 발표한 21억달러(약 30조원) 투자와 그에 따른 루이지애나주 제철소 건설 및 일자리 창출을 언급했다. 트럼프는 동시에 "호세, 고맙다.
아름답다"며 감사 인사를 반복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명에 손을 흔들고 있다.AP연합뉴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명에 손을 흔들고 있다.AP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