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호랑이 4마리로 늘어
실내동물원 구조 벵갈호랑이 광주우치동물원으로…'호광이' 명명멸종위기 호랑이 4마리로 늘어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호랑이 '호(虎)'에 광주의 '광(光)'을 따서 '호광이'라는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새 보금자리에서 '호강'하라는 의미도 담았죠."
광주시가 경기도의 한 민영실내 동물원에서 고통받던 국제멸종위기종 수컷 벵갈호랑이(약 10살)를 구조해 우치동물원에서 보살피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호광이는 지난 10일 경기도의 한 실내동물원에서 구조됐다.
햇볕이 들지 않는 실내,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서 호랑이의 생태적 특성을 배려하지 않은 사육 환경에서 살아왔다.
실내 공간에서 맹수 사육이 금지됨에 따라 우치공원 관리사무소는 실내동물원과 협의해 호랑이를 우치동물원으로 이송하기로 했다.
호광이가 우치동물원의 새 가족이 되면서 우치동물원에서는 벵갈호랑이 3마리, 시베리아 호랑이 1마리 등 총 4마리의 호랑이가 함께 생활하게 됐다.
우치동물원으로 옮겨진 호강이라는 건강검진 결과 담즙 정체 소견이 발견돼 현재 약물 치료를 받고 있다.
보행장애 증상도 확인됐는데, 관절에는 특별한 이상은 없지만 오랜 실내 생활에 발바닥에 깊은 상처가 있어 향후 외과 수술을 검토할 방침이다.

또 좁은 공간 사육 탓에 활동량이 줄어 체중 관리도 받을 예정이다.
이번 구조활동은 우치동물원이 동불 복지 실천을 위해 계속 준비한 덕분에 가능했다.
동물원은 지난해 노령으로 죽은 벵갈호랑이 '러브'의 공간을 도움이 필요한 동물에게 활용할 수 있게 미리부터 환경정비를 했다.
앞서 우치동물원은 웅담 채취용으로 철창에 사육되던 사육 곰과 불법 증식한 사육 곰도 잇따라 구조해 돌보고 있고, 또 불법 밀수한 멸종위기종 붉은꼬리보아뱀을 국립생태원으로부터 이관받아 지난 16일부터 보호 중이다.
성창민 우치공원 관리사무소장은 "우치동물원은 동물을 구입하거나 전시 위주로 확보하는 방식이 아닌 구조를 통해 동물의 복지를 실현하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며 "앞으로도 구조가 필요한 동물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를 제공하고, 생태적·정서적 가치를 전하는 공영동물원으로서 역할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pch8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저작권자 ⓒ 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