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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방문 앞두고 사우디, 증산 결정…WTI 60달러 선 붕괴

뉴스1

입력 2025.05.01 14:33

수정 2025.05.01 15:14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사우디아라비아는 추가 감산을 통해 석유 시장 가격을 떠받칠 의향이 없으며, 장기간의 낮은 가격도 감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로이터통신이 5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는 사우디 정책의 이 같은 전환은 더 많이 생산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중대한 변화라고 지적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사우디는 주요 산유국 그룹이 모인 '오펙 플러스'의 목표치를 넘어서 생산하고 있는 카자흐스탄과 이라크에 분노했다. 사우디는 지난 수개월간 회원국들에 이 같은 목표치를 준수하고 공급 과잉 분에 대해선 보상할 것을 촉구해 왔는데, 좌절한 사우디가 정책을 바꿨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사우디가 오는 5월 5일 회의에서 증산을 제안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은 배럴당 60달러 선이 붕괴했다. WTI 선물 가격이 배럴당 60달러 밑을 기록한 것은 2021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사우디와 같은 생산국의 생산 비용은 무척 낮지만 정부 지출을 충당하기 위해선 더 높은 유가가 필요하다. 또 유가가 하락하면 많은 대형 산유국이 예산 삭감 압력을 받게 된다. 사우디는 동맹국과 전문가들에게 그렇게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브리핑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사우디 관리들은 최근 몇 주 동안 동맹국과 시장 참여자들에게 사우디가 차입금을 늘리고 비용을 줄임으로써 가격 하락에 견딜 수 있다고 말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한 소식통은 "사우디는 더 낮은 가격에 대비하고 있으며 일부 프로젝트를 축소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사우디는 예산 균형을 맞추기 위해 배럴당 90달러 이상의 유가가 필요하며, 이는 아랍에미리트와 같은 다른 대형 OPEC 생산국보다 높다.

로이터에 따르면 사우디의 방침 변경에 대해선 자신들의 할당량을 초과하는 오펙 플러스 회원국을 처벌하기 위해서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과 가이아나 등 비 오펙 플러스 생산국들에 빼앗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있다.


생산량 증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겐 호재다. 그는 미국 휘발유 가격이 낮게 유지되게 하려고 OPEC에 대해 증산을 촉구해 왔다.
트럼프는 5월에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할 예정이며 사우디에 무기 패키지와 핵 협정을 제안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