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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원전, 체코 26兆 수주 확정… 16년만에 쾌거

이유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5.01 19:00

수정 2025.05.01 19:00

한수원, 7일 두코바니 최종계약
유럽 첫 진출… 추가수출 교두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을 비롯한 '팀코리아'가 참여한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사업의 최종 계약이 오는 7일 체결된다. 이번 계약 규모는 총 '26조원+알파'로 예상된다.

지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출 이후 16년 만에 이뤄낸 K원전 수출 쾌거라는 평가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수원에 따르면 체코 정부는 지난달 30일 신규 원전 건설계획 브리핑에서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사업 일정을 최종 확정지었다. 계약 체결일은 오는 7일이다.



앞서 지난달 24일 체코 반독점사무소(UOHS)가 한수원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최종 판단을 내리면서 계약 체결의 9부능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지난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부터 한수원의 유력한 경쟁자였던 프랑스전력공사(EDF)는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며 이의를 신청했고, 항소까지 진행하면서 팀코리아의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체코 당국이 최근 EDF의 이의 제기를 기각하면서 계약 체결을 막고 있던 임시조치도 해제됐다.

이번 계약이 성사되면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이후 16년 만에 두 번째 해외 원전 수출을 달성하게 된다. 특히 전통적 원전강국들이 포진한 유럽 시장에서 이룬 첫 수출 사례로, 팀코리아는 사실상 유럽 원전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게 된다.

국내 원전 산업계에도 활력이 돌 전망이다. 한수원이 주도하는 팀코리아 컨소시엄에는 한국전력기술, 한전KPS, 한전원자력연료 등 한국전력 계열사뿐 아니라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 민간업체가 참여한다.

한수원과 체코 측의 최종 계약금액은 협상을 통해 확정될 예정이지만, 체코 정부가 밝힌 두코바니 5·6호기 예상 사업비는 약 4000억코루나(약 26조원)에 달한다. 여기에 두코바니 원전 계약과 함께 테멜린 지역에 2기의 원전을 추가로 건설하는 계획이 확정될 경우 한수원이 테멜린 원전 2기 사업에 대해서도 우선협상권을 확보할 수 있어 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수원은 두코바니 수주전에 참여할 당시 테멜린 2기를 포함한 총 4기 규모의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원전 업계 관계자는 "두코바니 5·6호기에 더해 테멜린 원전 2기 계획까지 확정되면 총 '26조원+알파'의 수주 성과를 거두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번 체코 신규 원전 수주는 한미 양국이 '팀 코러스'(Team Korea+US)로 합을 맞춰 프랑스가 전통강자로 자리한 유럽 원전 시장에 진출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한수원과 미국 웨스팅하우스는 2년여간 끌어온 지식재산권 분쟁을 지난 1월 중단하고,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원전업계 안팎에서는 두코바니 원전 건설 과정에서 웨스팅하우스가 제작한 핵심 기자재를 일부 사용하는 방식 등으로 협력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앞서 팀코리아는 UAE 바라카 원전 건설 당시에도 웨스팅하우스의 원자로 냉각재 펌프(RCP), 터빈 발전기, 디지털제어시스템(MMIS) 등 기자재를 구매·도입한 바 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