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 2분기 실적 전망
매출 늘어나지만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 밑돌아
트럼프의 전 방위 관세 전쟁으로 원가 상승 불가피
불확실성에 원가 절감 집중, 코로나19 처럼 기회 잡을 수도
매출 늘어나지만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 밑돌아
트럼프의 전 방위 관세 전쟁으로 원가 상승 불가피
불확실성에 원가 절감 집중, 코로나19 처럼 기회 잡을 수도

[파이낸셜뉴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이 미국 트럼프 정부의 전 방위 관세 전쟁을 의식해 기대를 밑도는 실적 전망을 내놨다. 회사 측은 불확실성을 인정하면서도 코로나19 시기처럼 오히려 회사가 성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와 영국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에 따르면 미국 아마존은 1일(현지시간) 실적 발표에서 올해 2·4분기 순 매출을 1590억∼1640억달러로 예상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11% 늘어난 수치로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그러나 아마존은 같은 분기 영업이익을 130억~175억달러로 예상해 시장 전망치(176억4000만달러)보다 낮게 잡았다.
아마존의 브라이언 올사브스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투자자 설명회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 정책이 여전히 불확실성을 유발하고 있어 예측 범위를 넓혀 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통상적으로도 예측 범위를 넓게 잡지만, 지금은 소비자 수요와 전반적인 환경이 불확실해 범위를 더욱 확대한 것"이라며 "지금의 전망이 2·4분기 상황에 대한 현실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CNBC에 따르면 아마존의 전자상거래 매출 가운데 절반 이상은 외부 파트너 기업들이 담당하고 있다. 이들은 제품 생산 및 조립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트럼프가 중국에 145%에 달하는 관세를 추가하면서 막대한 원가 부담을 안게 됐다.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제품 중 최대 70%는 중국산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업체들은 원가 상승에 따라 소매가 인상 및 광고비 삭감에 나섰다.
이에 아마존은 특정 수입품 판매 페이지에서 관세에 따른 수입 비용을 따로 표시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현지 매체들은 지난달 29일 보도에서 트럼프가 직접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회장 겸 창업자에게 전화를 걸어 해당 계획에 불만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같은날 아마존은 수입 비용 별도 표기를 검토했으나 구현되지 않았다며 급히 해명문을 냈다. 다음날에는 미국 낙후 지역의 배송망 확대를 위해 2026년까지 40억달러(약 5조70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아마존의 앤디 재시 최고경영자(CEO)는 1일 설명회에서 "현재의 관세 환경 속에서도 회사가 이전보다 더 강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재시는 코로나19 기간을 예로 들며 "폭넓은 제품군과 저렴한 가격이 고객들이 원하는 상품을 찾는 데 도움이 됐고 이런 장점이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도 회사의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코로나19 창궐 당시 많은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 대신 온라인 주문으로 생필품 구매에 나서면서 수익과 주가 모두 급등했다.
재시는 관세 문제와 관련해 "일부 판매자는 이런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해야 할 수도 있지만, 모두가 가격을 인상하는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다양한 국가의 판매자를 확보하고 있고 모두가 동일한 전략을 취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처럼 공급자의 다양성이 클수록, 일부 판매자가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가격을 동결하거나 관세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면서 가격 인하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공개된 아마존의 1·4분기 매출은 1556억7000만달러(약 223조7756억원)으로 시장 전망치(1550억4000만달러)를 넘겼으며 전년 동기 대비 9% 늘었다. 당기 순이익은 171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64% 급증했다. 다만 아마존 주가는 양호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전망으로 인해 이날 증시 폐장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약 3.21% 떨어졌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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