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트럼프대통령, 앨라배마 대 졸업식 연설..시위대들도 집회

뉴시스

입력 2025.05.02 10:09

수정 2025.05.02 10:09

대학생 "과학과 학문 무시하는 정부에 배신감 느낀다" 대학 보조금 끊고 징계 일삼는 트럼프에 비판 목소리
[워런=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29일 미시간주 워런에 있는 매콤 커뮤니티 컬리지 스포츠 엑스포 센터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행사 중 연설하고 있다. 그는 5월 1일 앨라배마주의 대학졸업식에서 연설한 뒤 플로리다주 자택에서 장기 휴가에 들어간다. 2025.05.02.
[워런=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29일 미시간주 워런에 있는 매콤 커뮤니티 컬리지 스포츠 엑스포 센터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행사 중 연설하고 있다. 그는 5월 1일 앨라배마주의 대학졸업식에서 연설한 뒤 플로리다주 자택에서 장기 휴가에 들어간다. 2025.05.02.
[터스컬루사( 미 앨라배마주)=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앨라매바 대학교의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을 향해 연설하기로 한 뒤 근방의 캠퍼스 외곽에 수 백명씩 시위대가 몰려들어 집회를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저녁 터스컬루사에서 한 졸업식 연설은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후 첫 졸업 연설이며 그의 취임 100일 축하 기일에 맞춰 진행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곳에 오기 직전에 정부의 국가 안보팀 개편을 단행해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을 유엔 주재 대사로,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을 왈츠의 후임 백악관 안보 보좌관으로 임명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학졸업식에서 어떤 연설을 할지 개요에 대해 아무런 상세 정보도 밝히지 않았다.

앨라배마주는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64%의 압도적인 표를 얻은 곳이다.

지난 10년간 이 곳에서 여러 차례 트럼프의 랜드마크인 대군중의 집회를 가진 적도 많다.

이 곳은 트럼프가 대선 선거운동을 시작한 뒤 최초로 경기장 가득 군중이 모여들어 트럼프의 초기 세력 강화의 조짐을 보여준 지역이기도 하다.

트럼프는 이번 연설을 일개 졸업식 연설이라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2일부터 시작되는 졸업 축제의 전야제를 겸한 특별 이벤트다. 졸업생들은 이 행사에 참석 여부를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도착하기 전에 졸업식 가운과 사각모 차림의 졸업생과 가족들이 이미 연설장소인 경기장을 가득 메우기 시작했다. 대부분은 대통령을 직접 볼수 있다는 것에 흥분한 듯 했다.

미디어 학부 졸업생 소피 베스트(21)는 "졸업식 연사로는 이보다 더 대단한 손님이 있을 수 없다"면서 자신이 고교 1년이던 2017년에도 아버지와 함께 조지아주 카터스빌 고향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연설을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내 생각에는 어떤 정당 소속이든, 이념이 어떻게 다르든 간에 이런 역사적인 인물과 한 자리에서 연설을 듣는 경험을 한다는 것은 좋은 일인 것 같다"고 그녀는 말했다.

하지만 몇 마일 떨어진 한 공원에서는 민주당 대학이 주최하는 반 트럼프 집회에 수 백명이 참가하고 있었다.

대선에도 한 때 출마했던 텍사스주의 베토 오루크 전 이원과 더그 존스 전 연방 상원의원이 연설에 나서서 "반트럼프의 물결"운동을 선언했다. 이는 대학가의 별명을 딴 이름이다.

에이단 마이어스(21)란 이 대학 생물학과 3학년 학생은 트럼프가 졸업식 행사에 연사로 나온 것에 대학측에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트럼프 처럼 학문가 대학을 증오하고 대학 총장들 머리를 흥정 대상으로 삼아 대학 재정을 장악하고 자기에게 굽히지 않는 사람들을 쳐내는 인간은 파시스트 국가에나 적합한 인간"이라고 그는 비판했다.

그는 대학 당국에 대해서도 배신감을 느낀다고 했다. 자기는 국립보건원( NIH)의 연구원 자리를 원했지만 연방 정부의 고용 동결로 갈 수 없게 되었다고 했다.

이 날 집회에서 열설한 오루크 전의원은 학생들이 자신을 초대해 준것에 고무되었다며 앨라배마주 같은 공화당 텃밭에서도 청년들이 이처럼 노력하고 있는 것은 전국에 귀감이 될만한 일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그는 AP기자에게 "지금처럼 미국이 전국적인 국가 위기에 처해 있을 때에는 어디든 달려가야 한다. 우리는 지금 진짜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흑인 지위 향상 협회( NAACP) 앨라배마 지부는 트럼프의 졸업식 연설을 비난하면서 그의 정책으로 수많은 대학들과 학생이 해를 입고 있으며 특히 유색인 학생들의 피해가 크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취임 100일인 1일을 기념하는 투어로 미시간 주의 한 모임에 참석한 뒤 앨라배마 주에 왔다.
그는 취임후 사적 여행으로 플로리다에 간 것을 빼고는 공식 출장은 거의 하지 않았고, 백악관에서 즉석 기자회견을 하거나 백악관내 행사에만 주로 참석했다.

그는 이번 앨라배마주 졸업식 이후로는 플로리다주에 있는 마러라고 저택에 가서 주말을 포함한 장기 휴가를 즐길 예정이다.
이 달 말에는 웨스트포인트의 육사 졸업식에서도 연설할 계획이라고 백악관은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