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옥은 이 세상이나 하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시추 구멍 저 밑에, 지층 가장 밑바닥에, 눈물은 도저히 닿지 않는 곳에 있을지도."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연극 '시추'가 2022년 초연 이후 3년 만에 대학로 무대로 돌아왔다. 6일부터 15일까지 대학로 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관객을 맞이한다.
이 작품은 한국의 남극 극지연구소인 장보고 기지에서 진행 중인 시추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심리 드라마다. 극단 문지방의 공동창작을 통해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오셀로'를 동시대 관객과 호흡할 수 있게 재창작한 것이다.
5월, 남극의 겨울이 다시 찾아왔다.
남극이라는 극한의 환경과 고립된 공간 속에서 함께 생활하는 극지연구소 월동연구대원들의 심리 변화를 통해 개인의 표면 밑에 숨겨진 내면을 깊이 있게 해부한다. 두터운 빙하를 시추하듯 철저히 감춘 인간의 심연을 파고들다 열등감과 위선 등 어두운 정서와 대면하게 된다.
극단 문지방의 첫 번째 6개월 프로젝트 과정을 통해 탄생한 연극 '시추'는 밀양공연예술축제, 서울미래연극제, 부산국제연극제 등 다수의 연극제에 초청됐고 평단의 호평과 수상이 이어진 극단의 대표작이다. 배우들의 내밀한 연기와 상상력으로 만들어지는 거대한 시추 구멍을 통해 다양한 인간성의 밑바닥을 드러내고, 그 속의 본질적 원인을 진지하게 탐구한다.
박한별 연출이 극의 정서와 무대 위 대사의 톤을 섬세하게 조율해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를 그려냈다. 표경빈, 김양희, 이제우, 박준우, 정성준, 양정욱, 조휘령 배우가 출연해 순도 100%의 리얼 연기로 관객의 가슴을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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