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은평서 불광지구대에 신고 접수
병원 CCTV 확인하고 택시기사 집까지 찾아가
신고 접수된 지 1시간30여분 만에 '상황 종료'
신고자 "지푸라기 잡는 심정…지갑 찾아 감사"
![[서울=뉴시스] 서울 은평경찰서 불광지구대 소속 송희남 경위, 서동빈 순경은 지난달 22일 오후 '지갑을 잃어버렸다'는 80대 기초생활수급자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사진=지구대 제공) 2025.05.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5/02/202505021425492845_l.jpg)
[서울=뉴시스]이태성 기자 = "택시에 지갑을 놓고 내렸는데, 거기 있는 200만원이 제 전 재산입니다. 이 돈이 없으면 당장 생활이 어려워요. 꼭 좀 찾아주실 수 있나요…"
지난달 22일 오후 3시께 서울 은평경찰서에 머리가 하얗게 센 80대 노인이 찾아왔다. 자신을 기초생활수급자라고 밝힌 A(82)씨는 안절부절못하며 "지갑을 꼭 좀 찾아달라"고 거듭 부탁했다.
이에 은평서 생활질서계는 폐쇄회로(CC)TV 확인 등 신속한 현장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112신고를 접수했다.
불광지구대 송희남 경위, 서동빈 순경이 현장으로 출동해 배턴을 이어받았다.
A씨는 이날 오후 1시30분께 연신초등학교 부근에서 택시를 탄 뒤 진관동의 한 종합병원 앞에서 내렸다고 했다.
송 경위와 서 순경은 곧바로 해당 병원으로 향했다. 'A씨가 택시에서 내린 뒤 얼마 지나지 않았으니, 신속히 추적하면 지갑을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실제로 병원 CCTV를 확인해 보니 A씨가 택시에서 내리는 장면이 찍혀 있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영상의 화질이 좋지 않아 차량 번호가 식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때 송 경위가 평소 지갑 속에 넣어 다니던 신용카드 크기의 작은 휴대용 돋보기를 꺼내 들었다.
이 둘은 돋보기로 차량 번호판 이곳저곳을 유심히 비춰가며, 추정되는 몇 개의 숫자와 글자를 조합한 끝에 마침내 한 대의 택시로 수사망을 좁힐 수 있었다.
![[서울=뉴시스] 이태성 기자 = 지난달 30일 서울 은평경찰서 불광지구대에서 송희남 경위와 서동빈 순경을 만났다. 사진은 송 경위가 평소 휴대하는 신용카드 크기의 휴대용 돋보기의 모습. 2025.05.02. victory@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5/02/202505021425498908_l.jpg)
이내 또 다른 난관에 봉착했다. 해당 택시가 법인택시가 아닌 개인택시인 탓에 택시 기사의 연락처가 등록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인택시 센터에도 문의를 남겼지만, 마냥 회신을 기다리기엔 일분일초가 급했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도 입직 1년차 서 순경의 열정을 가로막지는 못했다. 서 순경은 관내에 있는 택시기사의 주소지를 직접 찾아가자고 제안했다. 송 경위도 더 고민하지 않았다.
마침 택시기사의 아내가 집에 있었고, 끝내 택시기사와 연락이 닿았다. 전화 속 택시기사의 "여기 있네요" 한마디에 송 경위와 서 순경은 손바닥을 부딪히며 '하이파이브' 했다.
이로써 신고 접수 1시간30여분 만에 경찰은 택시 좌석 사이에 끼어있던 지갑과 현금 261만원을 무사히 회수해 A씨에게 돌려줬다.
지갑을 되찾은 A씨는 "통신비 미납 등의 이유로 통장을 사용하지 못할까 염려돼 평소 습관처럼 현금을 지갑에 넣어 다녔다"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경찰을 찾았는데, 이렇게 완벽히 찾아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연신 감사를 표했다.
지난달 30일 불광지구대에서 만난 22년차 베테랑 송 경위는 "후배와 함께 출동하다 보니 더 꼼꼼히, 정확하게 확인하자는 생각을 했다"며 "출동한 경찰관 입장에서도 지갑을 찾게 돼 정말 다행"이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서 순경도 "'꼭 찾아드리고 싶다'라는 간절한 마음이 선뜻 CCTV를 보여준 병원 관계자들과 택시기사에게까지 모두 전달된 것 같다"며 "앞으로도 도움을 요청하는 시민들이 불편함이 없게끔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서울=뉴시스] 이태성 기자 =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은평경찰서 불광지구대에서 만난 송희남 경위(오른쪽)와 서동빈 순경. 2025.05.02. victory@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5/02/202505021425523077_l.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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