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메이저리그(MLB) 데뷔 2년 만에 최고의 시즌을 보내면서, 그의 독특한 타격 자세가 미국 현지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MLB닷컴은 이정후의 타격 자세를 아버지 이종범과 비교 분석하며, 그만의 독창성을 집중 조명했다.
MLB닷컴은 이정후의 타격 자세를 3단계로 나누어 분석했다. 1루 방향으로 오픈 스탠스를 취하는 1단계, 투구 시 오른쪽 다리를 휘감는 2단계, 그리고 공이 투수 손을 떠날 때 다리를 풀며 타격하는 3단계로 구성된다. 매체는 이정후의 타격이 마치 "군사 작전처럼 단계적으로 전진"하는 듯하며, 라파엘 디버스의 오픈 스탠스, 오타니 쇼헤이의 토탭, 프레디 프리먼의 어퍼컷 스윙을 자연스럽게 연결한 듯하다고 평가했다.
이정후는 MLB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타격은 타이밍이 전부"라며, "투수가 어떤 공을 던지든 타이밍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고 밝혔다. 그는 좋은 타이밍을 유지하는 것이 좋은 타구를 만들어내는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현지에서는 이정후의 아버지이자 '바람의 아들'로 불렸던 이종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종범은 "야구는 학교 코치에게 배워라"며 이정후에게 기술적인 조언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MLB닷컴 역시 이 점을 언급하며 "아버지(이종범)는 야구에 대해 아무 말씀도 안 하셨다. 지금의 스윙은 내가 만든 것이기에 아버지와 완전히 다르다"는 이정후의 말을 인용했다.
이정후 타격 자세의 가장 큰 특징은 극단적인 오픈 스탠스다. MLB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이정후는 1루 방향으로 41도나 열려 있는데, 이는 MLB 좌타자 중 다섯 번째로 큰 각도다. 그는 데뷔 첫해인 작년 33도에서 올해 8도를 더 벌려 타격하고 있다. 이정후는 "예전에는 정면에 가깝게 섰지만, 프로 데뷔 후 투수들이 몸쪽 공을 많이 던져 자연스럽게 스윙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변화 덕분에 이정후는 올해 우완 투수 상대 타율 0.304, 좌완 투수 상대 타율 0.342, 속구 타율 0.328, 변화구 타율 0.302로 모든 유형의 공에 고르게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