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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소속사는 어려운데 '막촬파티'는 계속…엔터계 '거품' 빼야

뉴스1

입력 2025.05.04 07:01

수정 2025.05.04 07:01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연예계의 '불황' 시그널이 더욱 커지고 있다. 배우들의 출연료는 연일 상한가를 치고 이에 따라 드라마, 영화 제작비의 규모도 하루가 다르게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글로벌 OTT 랭킹에 한국 드라마가 매일 같이 이름을 올리지만, 동시에 작품이 없다는 한탄과 갈수록 돈이 마르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공존하는 현재의 콘텐츠 업계다.

'풍요 속의 빈곤'이 계속되는 업계의 긴장감을 더욱 키운 것은 일명 '배우 명가' 매니지먼트 회사들의 '배우 사업 종료' 선언이다. 차승원 정혜영 김희애 장기용 이성경 등이 소속됐던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는 지난 1월 "본업인 음악에 집중하기 위해 사업구조 재편을 단행, 그 일환으로 배우 매니지먼트 업무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YG 측은 "그간 함께해 주신 모든 배우님들과 많은 사랑을 보내주신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마지막까지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설경구 류준열 문소리 엄지원 박성웅 등이 소속된 씨제스 스튜디오도 배우 매니지먼트 부문을 정리했다. 씨제스 스튜디오는 "콘텐츠, 음반 등 제작 중심의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불필요한 비용 구조를 정비하는 체질 개선과 구조 효율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라 배우 매니지먼트 사업을 정리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앞으로도 씨제스 스튜디오는 엔터테인먼트 산업 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종합하자면, 배우 매니지먼트 사업은 수익성이 없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들은 배우 매니지먼트에 낀 '거품'을 걷어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회사와 수익 배분을 9:1, 10:0으로 하는 일부 톱스타는 활동하면 할수록 오히려 더 '마이너스'라고 했다. 배우 한 명이 움직이는데 드는 헤어, 메이크업, 스타일리스트 등 스태프 비용까지 회사가 지불하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스케줄이 없는 게 오히려 회사 매출에는 도움이 된다는 말도 나온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경쟁적으로 치솟은 스타들의 '자존심' 살려주기 비용과 같은 무의미한 지출도, 회사와 실무자들을 힘들게 하는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배우들의 처음 및 마지막 촬영 때는 물론, 생일과 데뷔 기념일에도 현장을 찾아 파티를 선물을 보내는 것도 소속사의 공공연한 매니지먼트 업무가 됐다. 일명 '자존심 비용'이다. '다른 배우는 받았는데 나는 못 받았다'라는 반응이 나오니 어쩔 수 없이 돈과 인력을 써야하는 회사들의 속앓이는 깊어진다.

지원 차량 수준 및 대수와 회사 매니저나 스태프가 몇 명이나 현장에 나오는지 비교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그러다 보면 쓰지 않아도 될 비용과 인력이 소모되기 마련이다. 배우 한 명을 지원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커지면, 배우 매니지먼트는 좋은 배우가 'FA'(자유계약)가 되어도 계약을 망설이게 된다. 배우들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이다.


날로 높아지는 출연료 문제 및 안전한 회사 운영을 위한 제도적인 뒷받침 마련 등 구조적인 문제를 개선하는 것이 당연한 대책이다. 그러나 업계가 불황일수록 '동종업계 종사자'들이기도 한 배우들 역시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어려움을 나누는 것 또한 중요하다.
드라마와 영화계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업계 관계자들 모두 상생하기 위해선 구성원 다수가 서로의 입장을 고려, 불필요한 허례허식도 없애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