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집권당 총선 압승…'트럼프 불확실성에 與지지 강화'(종합)

웡 "격동의 세상, 더 나은 위치 설것" '위기엔 경험 있는 여당' 전략 먹힌듯

[AP/뉴시스]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 (사진=뉴시스DB)

[서울=뉴시스] 신정원 김승민 기자 = 싱가포르 집권 인민행동당(PAP)이 3일(현지 시간) 치러진 조기 총선에서 의석수를 늘리며 압승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PAP는 전체 의석 97석 중 87석을 확보했다. 득표율은 65.6%다. 야당 노동자당(WP)은 10석을 차지했다.

PAP는 93석 중 83석을 차지했던 지난 총선 대비, 늘어난 총 의석수인 4석을 추가로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WP는 10석을 그대로 유지했다.

지난해 5월 취임해 첫 시험대를 성공적으로 통과한 로런스 웡 총리는 4일 "이번 선거는 싱가포르가 격동의 세상에 맞서 더 나은 위치에 서게 할 것"이라며 "정부에 대한 신뢰, 안정성, 확신의 신호"라고 말했다.

외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 등 국제적 불확실성이 여당에 힘을 실었다고 평가했다.

BBC는 "싱가포르인들은 인플레이션, 임금 정체, 일자리 걱정을 하며 투표소에 갔다"며 선거 결과에 대해 "세계적 혼란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 PAP를 향한 '안전한 비행'으로 해석될 것"이라고 했다.

무역·금융이 핵심인 싱가포르 경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위기를 맞았다.

PAP와 웡 총리는 대외 위기 극복에는 정부 운영 경험이 있는 여당이 필요하다며 지지를 호소하는 전략을 썼다.

싱가포르는 1965년 독립 이래 60년째 PAP가 단독 과반을 유지하며 정권을 운영하고 있다. 야권은 집권 경험이 없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정부 태스크포스(TF)를 이끌었던 웡 총리의 인지도와 이미지도 선거 결과에 작용했다고 외신은 해석했다.

한편 WP는 "'무엇이든 해주겠다'는 PAP의 정치적 공수표를 근절하기 위해 더 많은 야당 의원이 필요하다"며 야권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WP는 2020년 선거에서 확보한 10석을 그대로 유지하는 데 그쳤다. 다만 다수 지역에서 PAP 후보와 접전을 벌이며 사실상 유일한 야당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