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우리 주력 발사체로 개발되는 '차세대 발사체' 사업 예산은 이미 2조 원이 넘는다. 물론 한국은 우주 수송 후발주자고, 아직 국가 주도 우주개발 모델에서 벗어나지 못해 단순 비교가 부적절할 순 있다.
문제는 팰컨9 개발비 4배를 투입해 개발하는 발사체가 일회용이라는 점이다.
팰컨9는 ㎏당 발사 단가가 우리 누리호보다 7배 저렴하고, 400회 이상의 발사로 신뢰성을 확보했다. 우주 산업에 뛰어들려는 각국의 발사 의뢰로 대기열이 있을 정도다.
이미 우주수송 시장은 재사용 발사체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다.
일회용 발사체로 기획된 사업을 재사용 발사체로 전환하려는 우리 우주항공청의 고민도 여기서 출발한다. 다만 최근 사업 변경에 필요한 예산 증액, 지연 우려 등 문제가 불거져 그 동력이 꺾이는 모양새다.
차세대 발사체가 팰컨9와 같은 완벽한 재사용 발사체로 개발되는 건 어렵다. 그러나 돈이 될 우주 수송에 우리 기업이 뛰어들 수 있도록, 국가가 먼저 실증을 감내하고 길을 열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각에선 원안대로 사업을 끝내는 게 안전하지 않겠냐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이 세금을 의미있게 투자한 것인지는 의문이 든다.
예산 당국이 이 문제를 보수적으로만 본다면 막대한 돈을 들여 시대에 동떨어진 발사체만 만들어 낸 사업으로 끝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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