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하늘에 계신 엄마에게 소원을 빌면 꼭 들어줘요."
어린이날을 앞둔 지난 2일. 광주 동구의 한 쇼핑몰에는 아이들의 신난 웃음 소리가 가득했다.
저마다 제 몸만한 쇼핑백을 하나씩 든 아이들은 즐거운 모습으로 쇼핑몰 곳곳을 뛰어 다녔다.
이날 행사는 월드비전 무진종합사회복지관이 마련한 '소원담은 행복쇼핑'으로 어린이날을 맞이해 복지관 등록 아동 15명에게 옷을 선물했다.
복지관의 도움으로 늘 다른 이들이 입던 옷을 물려받아 입었던 아이들은 처음으로 자신이 입을 옷을 '직접 고르는 기쁨'을 누렸다.
홀어머니 밑에서 여동생과 함께 지내는 초등학생 A 군은 이날 쇼핑 후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A 군 어머니는 두 자녀를 양육하기 위해 매일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일을 하지만 여전히 생활은 빠듯한 상황이다. A 군은 항상 자신이 밖에서 뛰어 놀기 보다는 동생의 밥을 챙겨주고 집안 일을 하곤 했다.
이날 오로지 자신 만을 위한 쇼핑의 시간을 경험한 A 군은 "처음으로 옷을 골라서 너무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다른 참가자인 초등학교 4학년 B 양은 마음에 드는 옷과 구두를 고른 뒤 거울 앞에서 예쁜 포즈를 취하며 신난 모습이었다.
명랑하고 애교가 많은 B 양은 아버지와 언니와 살고 있다. B 양 어머니는 2017년 위암으로 세상을 떠났지만, B 양은 여전히 마음 속에서 어머니와 대화를 이어간다.
B 양은 "하늘에 계신 엄마에게 소원을 빌면 엄마가 들어준다"며 "가끔 엄마가 안 들어주실 때면 바쁘신 거라고 생각한다. 어린이날에 예쁜 새 옷을 갖고 싶다고 얼마 전 소원을 빌었는데 엄마가 들어주신 것 같다"고 즐거워했다.
무진종합사회복지관 관계자는 "아이들이 쇼핑을 하며 스스로 선택하는 과정에서 눈빛이 반짝였다"며 "앞으로도 지역 아동들을 위한 지속적인 나눔 활동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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