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작년보다 커진 공연 여름 시장..'위키드' '위대한 개츠비' 온다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5.05 14:06

수정 2025.05.05 15:54

뮤지컬 '위키드' 공연 모습. 클립서비스 제공
뮤지컬 '위키드' 공연 모습. 클립서비스 제공

브로드웨이 초연 20주년 뮤지컬 '위키드' 내한 공연 기자간담회에서 분홍 마녀 ‘글린다’ 역 코트니 몬스마(왼쪽)와 초록 마녀 ‘엘파바’ 역 셰리든 아담스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클립서비스 제공
브로드웨이 초연 20주년 뮤지컬 '위키드' 내한 공연 기자간담회에서 분홍 마녀 ‘글린다’ 역 코트니 몬스마(왼쪽)와 초록 마녀 ‘엘파바’ 역 셰리든 아담스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클립서비스 제공

왼쪽부터 브로드웨이 초연 20주년 뮤지컬 '위키드' 내한 공연에서 초록 마녀 ‘엘파바’ 역 셰리든 아담스(왼쪽)와 분홍 마녀 ‘글린다’ 역 코트니 몬스마. 클립서비스 제공
왼쪽부터 브로드웨이 초연 20주년 뮤지컬 '위키드' 내한 공연에서 초록 마녀 ‘엘파바’ 역 셰리든 아담스(왼쪽)와 분홍 마녀 ‘글린다’ 역 코트니 몬스마. 클립서비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위대한 개츠비', '위키드' 등 대형 뮤지컬이 국내에 상륙하면서 올여름 공연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5일 공연계에 따르면 오는 7월 뮤지컬 '위키드'가 13년 만의 오리지널 내한 공연을 확정한 가운데 한국 제작사 오디컴퍼니가 현지 창작진과 함께 영어로 만든 창작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가 국내 상륙한다. 8월엔 9년째 미국 뉴욕에서 흥행 중인 관객 참여형 연극 '슬립노모어'가 국내 초연하고, 내한 때마다 인기인 태양의서커스 '쿠자'는 7년 만에 돌아온다.

영화 개봉으로 전환점 맞은 뮤지컬 '위키드'

'브로드웨이 역대 흥행 2위' 히트작 '위키드'는 지난해 동명 영화가 개봉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벌써 16개국 7000만명이 봤지만 브로드웨이 초연 20주년을 맞아 더 확장될 분위기다.



신동원 프로듀서는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위키드'는 2024년 12월 브로드웨이 최초 주간 박스오피스 500만달러(약 70억원)를 돌파하며 새로운 공연 업적을 만들고 있다"며 "이번 20주년 기념 공연이 코로나로 침체된 내한 공연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한국 뮤지컬 산업의 다채로운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초록 마녀 '엘파바' 역 셰리든 아담스와 분홍 마녀 '글린다'역 코트니 몬스마를 언급하며 "작품의 오리지널을 실현하기 위해 최고의 배우와 창작진을 초청했다"며 "두 주인공은 그야말로 찰떡 캐스팅"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날 분홍색 드레스 차림의 몬스마는 생글생글 웃으며 "글린다처럼 감정을 100% 다 표현한다"며 "그게 기쁨이건 슬픔이건 다 표현한다. 제가 글린다 자체"라고 말했다.

그는 "어릴 적 '위키드'의 OST를 무한 반복해 따라 부른 기억이 있다"며 "인생 영화 '오즈의 마법사'와 같은 세계관 안에 있는 '위키드'를 보고 큰 울림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공연이 끝나고도 질문을 계속 던지는 작품"이라며 "스토리, 음악, 무대 연출이 조화를 이루며 마법 같은 경험을 선사한다"고 부연했다.

유려한 말솜씨의 아담스는 16세에 본 '위키드'가 인생을 바꿀 강렬한 경험이었다고 했다.

그는 "어린 시절, 엘파바처럼 항상 어딘가에 속하지 못한다는 느낌이었다"며 "엘파바의 여정은 연약함과 강인함이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엘파파를 연기하는 것은 단순히 내 인생을 바꿔준 것뿐만 아니라 세상을 사는 제 방식 자체를 새롭게 정의해 준 경험"이라며 "이젠 그가 마치 내 오랜 친구처럼 느껴진다"며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음악을 총괄하는 뮤지컬 슈퍼바이저 데이비드 영은 13년 전에도 한국을 찾았다.

그는 "음악의 속도를 높이고 유머를 현시대에 걸맞게 바꿨다"며 그때와 달라진 점을 설명했다. 또 당시 잊지 못할 추억을 언급하며 "마지막 공연 때 팬들이 출연자 출입구에 모여 큰 소리로 노래를 불러줬다"며 이번에도 그때의 감동이 재현되길 바랐다.

오는 7월 12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개막하며 부산, 대구까지 3개 도시에서 공연한다.

뮤지컬 본고장 사로잡은 '위대한 개츠비'도 상륙

'위대한 개츠비'는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가 한국 및 아시아 최초 단독 리드프로듀서를 맡은 창작 뮤지컬로 지난해부터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GS아트센터의 개관 첫 뮤지컬로 낙점된 이 작품은 한국이 아니라 브로드웨이를 겨냥해 창작됐다. 또 지난 2024년 제77회 토니어워즈에서 뮤지컬 부문 '의상 디자인상'을 수상하며 성공의 신호탄을 쏴올렸다. 지난 4월 24일 영국 웨스트엔드 최대 규모인 런던 콜리세움에서 개막한 이 공연은 신 대표가 밝힌 "글로벌 IP로 확장해 K뮤지컬의 세계시장 진출의 토대를 마련할 예정"이라는 포부를 실현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특히 한국 내한 공연이 확정되며 미국, 영국, 한국 3개국 동시 상연이 성사됐다.

이 작품은 '미국 문학의 자존심'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동명 소설을 새롭게 각색했다. 원작이 1920년대 물질주의가 팽배하던 미국 사회의 도덕적 타락과 '아메리칸드림'의 허상을 그렸다면 뮤지컬은 '화려한 쇼 그 자체'라는 평가를 얻었다. 영국의 공연 주간지 '더스테이지'는 "진부한 감성에 면역이 있는 관객들조차도, 이 화려함과 유혹의 향연이 선사하는 무대와 강렬한 연기에 매료될 수밖에 없다"고 평했다.

박병성 뮤지컬 평론가는 "뮤지컬은 스타 캐스팅과 공연 브랜드가 흥행의 양대 축인데 내한 공연은 배우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지만 공연 브랜드는 높다는 강점이 있다"며 "올해는 작년보다 라인업이 풍성해 시장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5월 말 세종문화회관에서 개막하는 박효신의 '팬덤'을 필두로 지난해 영화 개봉 이후 대중적 인지도가 부쩍 높아진 '위키드' 그리고 뮤지컬 본고장에 진출한 한국 프로듀서 작품 '위대한 개츠비'에 대한 대중의 반응이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슬립노모어'의 국내 초연을 언급하며 "특별한 경험을 원하는 관객과 해외 관광객을 끌어들일 것"으로 기대했다.
셰익스피어 '맥베스'를 관객참여형 '이머시브 씨어터' 장르로 각색한 이 연극은 대사가 없는 논버벌 공연이다.

'위대한 개츠비'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 콜리시엄 극장 공연 모습. 오디컴퍼니 제공
'위대한 개츠비'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 콜리시엄 극장 공연 모습. 오디컴퍼니 제공

'위대한 개츠비'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 콜리시엄 극장 공연 모습. 오디컴퍼니 제공
'위대한 개츠비'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 콜리시엄 극장 공연 모습. 오디컴퍼니 제공
태양의서커스 '쿠자' 아시아투어. 오는 8~9월 부산에서 공연 후 10~12월 서울에서 공연한다. 마스트 인터내셔널 제공
태양의서커스 '쿠자' 아시아투어. 오는 8~9월 부산에서 공연 후 10~12월 서울에서 공연한다. 마스트 인터내셔널 제공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