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4분기 연결 기준 매출 21조1466억원, 영업손실 44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에쓰오일 역시 같은 기간 2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HD현대오일뱅크는 유가 및 제품 가격 하락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9.8% 감소한 311억원에 그쳤다.
정유 3사 모두 정제마진 하락과 글로벌 수요 둔화의 영향을 받았지만, 오는 2·4분기부터는 실적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역내 정기보수가 2·4분기로 이연되고, 휘발유 성수기를 앞둔 재고 비축 수요가 맞물리면서 정제마진 회복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OPEC+의 감산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제유가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제품과 원유 간 가격차 부담도 완화될 전망이다.
최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이 반등세로 전환된 가운데, 업계는 올해 글로벌 정제 설비 순증 규모가 하루 220만 배럴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미국의 대중국 관세 갈등이 완화 흐름을 보이면서 수출 회복 가능성도 제기된다.
에쓰오일은 중장기적으로 수요 증가 속도가 정제 설비 순증을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정유 및 윤활유 제품은 미국의 관세 대상에서 제외돼 있으며, 석유화학 제품도 파라자일렌(PX)·벤젠·프로필렌옥사이드(PO)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면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미국 수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의 약 0.1%에 불과해 관세 정책의 직접적 영향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1·4분기 기준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하며 일부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자회사 SK어스온은 베트남 '15-2/17 광구'에서 일일 1만 배럴 규모의 고품질 원유 생산에 성공하며 석유개발(E&P) 부문에서 성과를 냈다. 하반기에는 추가 탐사와 평가 작업을 거쳐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다. 글로벌 에너지 조사기관 우드맥킨지는 해당 광구를 최근 10년간 베트남 탐사 중 가장 유망한 지역으로 평가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미국 드라이빙 시즌 진입과 함께 휘발유 제품 크랙 회복, 윤활기유 가격 보합세 유지 등을 기대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몬순 시즌 등 계절적 요인과 공급 증가로 약보합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국제유가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무역 갈등 완화 기대 △세계 경기 침체 우려 진정 △미국의 추가 이란 제재 발표 등으로 2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 휘발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76.3달러로 전주 대비 2.6달러 올랐고, 자동차용 경유는 배럴당 82.3달러로 1.4달러 상승했다. 수입 원유 기준인 두바이유 역시 1.6달러 오른 배럴당 68.5달러를 기록했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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