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경제사령탑 공백에 투자 위축 불가피...이창용 “경기 보고 기준금리 충분히 낮출 것”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5.06 14:00

수정 2025.05.06 15:03

이창용 ADB 연차총회 기자 간담회
“선진국인데 이런 일이...곤혹스럽다”
韓경제 대내외 불확실성 동시 직면
최상목 사퇴, 대미 협상에 부정 영향
정국 불안이 투자·소비 위축시킬 것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 등을 위해 이탈리아를 방문 중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일(현지시간) 오전 국내 기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 등을 위해 이탈리아를 방문 중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일(현지시간) 오전 국내 기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파이낸셜뉴스 밀라노(이탈리아)=김동찬 기자】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5일(현지시간)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사퇴로 국내 투자 부문에 부정적인 영향이 커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리스크로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우리나라는 경제사령탑 공석이라는 대내 리스크까지 겹치는 ‘이중고’에 내몰린 만큼 향후 경기 상황에 맞게 기준금리를 충분히 낮춘다는 계획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동행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선진국인 한국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지냐에 대해서 해명해야 해 상당히 곤혹스러운 출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달 25일 미국 워싱턴DC 이후 이 총재의 첫 공식 석상이자 지난 1일 최 부총리가 사퇴한 뒤 처음으로 가진 언론 인터뷰다.

이 총재는 “90일 관세 유예가 끝나는 7월 9일까지 협의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최 전 부총리가 부재로 대미 협상 체제가 흔들리는 것은 부정적인 영향”이라며 “이로 인해 우리나라 투자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외환 회의체인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 회의)의 동력도 크게 상실됐다. F4 회의는 12·3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등의 정치격랑 속에서도 금융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에 대응하는 주요 회의체로 자리매김한 바 있다.

이 총재는 “함께 고생을 한 사람이 갑자기 나가게 되면서 사기가 많이 저하된 것이 사실”며 “향후 F4 회의의 운영 방식 등은 다음달 대선 이후 새로운 기재부 장관이 결정할 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이 총재는 이같은 정국 불안이 트럼프 행정부의 고강도 관세 정책으로 대외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 더욱 치명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나라와 달리 대외 불확실성만큼이나 대내 불안이 큰 상황인데 상황이 빠르게 진정되지 않아, 국내 정치 불안정과 미국 통상정책의 불확실성이 동시에 한국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계엄 이후 (대선이 열리는) 6월이 될 때까지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선거 이후 정치적으로 갈등하는 문제가 수면 밑으로 내려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이같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올해 경제성장률이 크게 하향조정될 것이 기정사실화된 만큼 현 2.75%인 기준금리를 “경기에 따라 충분히 낮출 수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달 28일에 공개되는 수정 경제전망에서 제시되는 트럼프 관세 리스크로 수출 등 대외 여건도 중요하지만 이번 금리 결정에서는 소비, 투자 등 내수에 더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5월 초 연휴 때 신용카드 사용량이 얼마나 늘어났는 지 등 소비가 최대의 관심사”라며 “일련의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투자가 얼마나 떨어지고 있는지도 걱정이 된다”고 설명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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