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뉴스1) 김대벽 기자 = "현대의 자동차 디자인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영혼이 담긴 움직임을 담고자 합니다."
세계 자동차 디자인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인 디자이너 우도영 씨가 대구를 방문했다. 뉴스1이 6일 특별 인터뷰를 단독으로 진행해 그의 디자인 철학과 경험에 대해 들어보았다.
계명대학교에서 산업미술을 전공하고, 미국 캘리포니아 아트센터 칼리지 오브 디자인(ACCD)과 영국 노섬브리아대학교에서 디자인 매니지먼트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포드, 마쓰다, 메르세데스-벤츠 등 유수의 자동차 브랜드를 거치며 혁신적인 디자인을 선보여 왔다.
특히 마쓰다 디자인 철학인 '코도(魂動: Soul of Motion)'를 깊이 이해하고 실제 차량 디자인에 성공적으로 적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는 중국 BAIC(베이징자동차)에서 익스테리어 디자인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 자동차 디자이너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학창 시절부터 자동차의 아름다움과 기술적인 매력에 깊이 빠져 있었다. 단순히 멋있는 외형을 넘어 자동차가 사람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과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에 매력을 느꼈다.
계명대에서 디자인의 기초를 다지고, ACCD에서 자동차 디자인을 전문적으로 공부하면서 꿈을 현실로 만들어나가기 시작했다.
- 포드, 마쓰다, 메르세데스-벤츠 등 글로벌 브랜드에서 주요 활동은
▶포드에서는 인턴십을 통해 첫 발을 내디뎠다. 익스플로러 팀에서 활동하며 실무 경험을 쌓았다.
마쓰다에서는 디자인 총괄 디자이너였던 마에다 이쿠오 씨와 함께 이직하여 '코도 디자인' 철학을 처음으로 적용한 마쓰다 6(2010)와 마쓰다 2 데미오(2010)의 디자인 개발에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마쓰다 6는 제게 매우 의미 있는 프로젝트인데 정지된 상태에서도 살아있는 듯한 역동성을 표현하고자 노력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당시 마쓰다 디자인의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아 더욱 보람을 느꼈다.
메르세데스-벤츠에서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시니어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S-클래스(W223, 2020), CLS(C257, 2018), EQ 실버에로우 콘셉트카(2018), 콘셉트 A 세단(2017)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특히 EQ 실버에로우 콘셉트카는 독일에서 디자인하고 미국에서 제작한 프로젝트로서 메르세데스-벤츠의 미래 전기차 디자인 방향성을 제시하는 중요한 프로젝트였기에 개인적으로 굉장히 애착이 간다.
- 마쓰다의 디자인 철학인 '코도'란
▶코도 디자인 철학은 단순히 자동차의 외형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을 넘어 '움직임에 영혼을 불어넣는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가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는 듯한 아름다움을 자동차 디자인에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핵심이다.
디자인 과정에서 저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첫째, 정지된 상태에서도 느껴지는 생명력과 역동성을 표현하기 위해 유기적인 형태와 흐르는 듯한 곡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둘째, 불필요한 장식을 배제하고 절제된 선과 면의 구성을 통해 심플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려고 한다. 셋째, 운전자와 차가 하나가 되는 '인마일체'의 경험을 디자인으로 표현하기 위해 직관적이며 완벽한 비율을 표현하고자 고려한다. 끝으로, 차체 표면에 흐르는 빛과 그림자의 변화를 섬세하게 계산하여 시간과 움직임에 따라 다채로운 표정을 만들어내고자 노력한다.
- 모교인 계명대학교에서 후배들을 위한 자동차 디자인 워크숍을 한다는데
▶제가 가진 경험과 지식을 후배들과 나누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워크숍에서는 단순히 디자인 기술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 디자인에 대한 열정과 끊임없이 탐구하는 자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다양한 문화와 철학을 이해하고 이를 디자인에 녹여낼 수 있는 넓은 시야를 갖추도록 격려한다.
후배들에게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배우고 도전하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디자인 철학을 만들어나가기를 응원한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 앞으로의 목표나 계획은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혁신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자동차 디자인을 선보이고 싶다. 단순히 아름다운 디자인을 넘어, 환경과 인간을 생각하는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디자인에 대한 고민도 깊이 있게 해나갈 것이다. 또 후진 양성에도 지속적으로 기여하며 한국 자동차 디자인의 미래를 밝히는 데 일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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