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이나 가톨릭 사제는 독신이어야 하나?
현재 로마 가톨릭교회에서는 모든 사제와 수녀들에게 독신 서약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약 4세기부터 기독교에는 사제가 혼인하지 않는 풍습이 생겼다. 이는 1123년 제1차 라테라노 공의회 때 교회법으로 규정됐다. 결혼하지 않음으로써 온전히 신과 공동체를 위해 봉사할 수 있고, 재산과 상속 문제 등에 휘말릴 가능성이 적다고 생각해서였다. 하지만 그 후 16세기 종교개혁으로 개신교가 가톨릭교회에서 떨어져 나오면서 성직자가 일반 신자들과 같은 삶을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지면서 개신교 성직자들은 결혼할 수 있게 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9년 사제 독신제를 '주님의 선물'이라며 적극 옹호하면서도 독신주의가 "영원한 교리가 아닌 규율"이라며, 필요에 따라 재검토될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바티칸(교황청)은 국가인가, 종교 기관인가?
바티칸(교황청)은 바티칸시티가 수도이자 그 자체로 국가인 도시국가다. 그래서 바티칸 시국이라고도 부른다. 바티칸 시국의 면적은 0.44㎢. 우리나라 경복궁의 약 1.3배에 해당하는 규모로, 지구에서 가장 작은 국가다. 로마시에 둘러싸인 바티칸 시국의 인구는 약 900명으로 추정되는데, 이들 대부분은 성직자, 수도자, 스위스 근위병(바티칸 성벽 출입문을 지키고 있음) 등이다. 바티칸 시국의 출생률은 사실상 '0'이다. 일반적인 국가와 달리 출생에 의해 시민권을 얻는 게 아니라 직무 수행을 통해 시민권이 부여된다.
교황은 전 세계 가톨릭의 영적 지도자일 뿐 아니라 바티칸 시국의 국가 원수다. 바티칸은 유럽연합(EU)은 물론 180개국 이상과 외교 관계에 있는데 특히 교황이 세계 정치에 미치는 영향은 막강하다. 예를 들어 요한 바오로 2세(1978~2005년 재위)는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와 동유럽 민주화 과정에서 가톨릭교회의 역할을 강조하고 자유를 지지해 공산주의 붕괴에 영향을 미쳤다. 2015년 파리 기후 협정 합의를 앞두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구를 구하기보다는 경제적 이익을 우선시하는 사람들의 '오만한 무관심'을 비판한 바 있다. 교황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은 특히 글로벌 사우스(제3세계) 국가들에 특히 도움이 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교황청은 과학을 어떻게 보나
가톨릭교회는 과거에는 과학과 충돌하는 순간도 있었지만, 현대 들어서 과학적 발견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교황 바오로 6세(1963~1978년 재위)는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착륙 TV 생중계를 시청했고 바티칸 천문대의 망원경으로 직접 달 착륙 지점을 관찰했다. 이후 아폴로 11호의 우주비행사들이 바티칸을 방문했을 때, 그들에게 축복을 주며 인류의 과학적 발전을 높이 평가했다.
교황 비오 12세(1939~1958년 재위)는 1950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96년에 각각 진화론이 신앙과 충돌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빅뱅과 진화론을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2014년에 "우리가 창세기의 창조에 대해 읽을 때 하느님을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요술 지팡이를 가진 마술사로 상상하는 위험에 빠져 있다"면서 "신은 마술사가 아니다. 신은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신다"며 과학의 발견과 발전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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