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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편일률' 집 구조는 끝…평면 혁명, 거주자 맞춤시대 연다

뉴시스

입력 2025.05.06 08:21

수정 2025.05.06 08:21

1~2인 가구가 대세…개인 주거 니즈 세분화 '크기'보다 '구성'과 '활용'이 주거 선택 핵심 요소로
DL이앤씨 '디 셀렉션' 소프트 클래식과 모던 내추럴 스타일이 각각 적용된 파우더룸 비교 모습. (사진=DL이앤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DL이앤씨 '디 셀렉션' 소프트 클래식과 모던 내추럴 스타일이 각각 적용된 파우더룸 비교 모습. (사진=DL이앤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과거 "아파트는 다 똑같다"는 인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가 왔다. 건설사들이 앞다투어 ‘특화설계’를 내세우며, 수요자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반영한 맞춤형 주거공간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전통적으로 국내 아파트는 전용 59㎡(구 24평형), 84㎡(구 32평형) 등 규격화된 평면에 4인 가구를 기본 단위로 삼아 대량 공급됐다. 그러나 1~2인 가구가 대세가 되고, 개인의 주거 니즈가 세분화되면서 주택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단순한 '크기'보다 '구성'과 '활용'이 주거 선택의 핵심 요소로 떠오른 것이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아파트를 분양받은 고객이 입주 전 원하는 인테리어 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는 '디 셀렉션'을 선보였다. 소프트 클래식, 모던 내추럴, 미니멀 등 세 가지 테마 가운데 선택해 설계부터 시공까지 마무리되는 시스템이다. 입주자가 별도로 인테리어를 시공할 필요 없이, 하자 보증과 품질관리까지 제공해 비용과 시간, 품질 문제를 동시에 해결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물산은 아예 주거 구조 자체를 뒤흔들고 있다. '넥스트홈' 모델은 내부 기둥을 없애는 '넥스트 라멘구조'와, 필요에 따라 조립형으로 공간을 채울 수 있는 '인필 시스템'을 도입해 거주자가 직접 공간을 자유롭게 꾸밀 수 있도록 했다. 과천 '래미안 원마제스티' 단지 등에 적용된 자립식 가구와 이동형 벽체는 주거 공간을 가변형으로 만드는 혁신적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뉴시스] 2024 굿디자인 어워드에서 브론즈상을 수상한 롯데건설의 신평면 엔터라운지. 2024.11.19 (사진 제공=롯데건설)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2024 굿디자인 어워드에서 브론즈상을 수상한 롯데건설의 신평면 엔터라운지. 2024.11.19 (사진 제공=롯데건설)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포스코이앤씨 역시 '플렉시 폼'을 통해 비혼, 딩크, 고령층 등 다양한 가족 형태를 고려한 20가지 평면 구조를 제시했다. 부부가 각자 다른 생활 패턴을 지닌 경우를 위한 독립 수면공간, 3세대가 동거하는 대가족을 위한 분리형 안방과 거실 설계 등 변화하는 사회 구조를 적극 반영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H 트랜스포밍 월&퍼니처'를 통해 버튼 하나로 거실 벽을 이동시켜 게스트룸, 서재 등으로 변환 가능한 다기능 공간을 제안했다. 특히 전동식 침대, 책상 시스템을 도입해 사용 편의성을 극대화했으며, 주차장 등 공용 공간에도 웨이파인딩 시스템, 전기차 인프라를 사전 구축하는 등 스마트 솔루션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MZ세대를 겨냥해 ‘엔터라운지’, ‘이고스페이스’ 같은 신평면을 내놓았다. 식물, 반려동물, 홈오피스, 다도, 홈트레이닝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담은 맞춤형 공간이다. 해당 평면은 '굿디자인 어워드'에서도 수상하며 시장성과 디자인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서울=뉴시스] 현대건설의 ' H 트랜스포밍 월&퍼니처Ⅲ'를 활용하는 모습. 2024.08.13. (자료=현대건설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현대건설의 ' H 트랜스포밍 월&퍼니처Ⅲ'를 활용하는 모습. 2024.08.13. (자료=현대건설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리모델링 시장에서도 변화는 감지된다.
대우건설은 기존 복도식·계단식 아파트를 재구성해 대형 평형 수요에 맞춘 리뉴얼 평면을 제시하고 있으며, 세대 분리형 옵션 등 다양성을 추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아파트도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담아야 하는 시대가 됐다"며 "특화설계는 이제 분양 경쟁력은 물론, 입주 후 브랜드 가치까지 좌우하는 필수 요소가 됐다"고 강조했다.


획일화된 평면 시대를 넘어, ‘나만의 집’을 찾으려는 수요가 강해진 오늘. 건설사들의 특화설계 경쟁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주거 문화의 본질적 변화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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