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기후에너지부 신설 군불
산업부 에너지실·환경부 기후실 통합
"에너지 중심 부처될 것"…회의적 시각도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지구의 날인 지난달 22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일주문에서 불교환경연대 회원들이 지구의 날 맞이 환경 보호 캠페인을 하고 있다. 2025.04.22. hwang@newsis.com](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5/06/202505060903045606_l.jpg)
6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기후에너지부' 신설을 포함한 정부 조직 개편안을 구상 중이다.
기후에너지부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정책과 환경부의 기후 관련 업무를 통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기후위기는 경제, 사회,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국가적인 위기로 부상한 지 오래지만, 이를 책임지고 해결할 컨트롤타워 부처는 없는 상황이다.
환경부가 기후위기 대응을 총괄하고 있으나, 온실가스 감축과 이행은 건물, 산업, 교통, 농업 등 분야별로 여러 부처에 흩어져있어 정책을 효율적으로 연계하기 어려운 구조다.
특히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76%는 에너지에서 발생하지만, 에너지 정책은 현재 산업부가 담당하고 있다.
화석연료 기반의 에너지 체계를 청정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인데, 환경부가 에너지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이 없어 정책 실행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영국의 경우에도 기후와 에너지 업무가 부처별로 분산돼있었지만, 이를 통합한 '에너지 기후변화부'를 2008년 신설한 바 있다.
'기후위기 대응'을 최우선으로 삼는 전담 부처가 없다는 문제 의식은 여야를 막론하고 제기돼왔다.
현 정부 역시 환경부를 '기후환경부'로 정비하는 방안을 추진한 바 있다.
기후환경부의 경우 부처 간 통합 없이 환경부의 기후변화 대응 컨트롤타워 기능을 키우는 구상이다. 김소희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비슷한 취지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다만 기후에너지부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다.
기후에너지부는 산업부의 에너지정책실과 환경부의 기후탄소정책실 일부를 합치는 것을 전제로 하는데, 두 부처의 유기적 통합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산업부는 산업 진흥과 에너지 안보를, 환경부는 탄소 배출 감축을 우선시하는 등 두 부처의 정책 지향점이 태생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에너지 전환에 대한 두 부처 간 시각도 다르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수립 과정에서 산업부가 2030년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종전 계획과 같게 하는 방향으로 실무안을 짜자, 환경부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지금보다 높이라는 산업부에 의견을 낸 사례가 대표적이다.
기후에너지부가 '기후'보다는 '에너지' 중심의 부처가 될 거란 우려도 일각에서는 제기한다.
환경부 내 기후탄소 관련 업무는 1국 3과(기후변화정책관 산하 기후전략과·기후경제과·기후적응과)에서 담당하는 반면, 산업부 에너지정책실은 4국 13과로 조직 규모가 훨씬 크다.
따라서 기후에너지부가 출범하면 인력, 예산, 조직 면에서 산업부의 에너지실 중심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에너지 중심의 기후에너지부가 만들어지면, 에너지 위기가 발생했을 때 현안 해결이라는 명목으로 기후 정책이 후순위로 밀릴 우려가 있다.
예를 들어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급등할 경우 '에너지 중심의' 기후에너지부는 에너지 가격 안정을 위해 원유, 석탄 등에 대해 관세를 낮추거나 수입을 늘리는 등 에너지 가격 안정을 위한 대책을 우선시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유보될 수 있는데, 이는 기후위기 대응을 최우선으로 두자는 기후에너지부의 당초 취지와도 어긋난다.
관가에서도 두 부처 간 통합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환경부 관계자는 "산업부의 에너지실과 환경부의 기후실이 합쳐져서 조화롭게 잘 하면 문제가 없겠지만,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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