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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배터리' 전고체 기술 선점 나선 SK온…국제학술지서 기술력 인정

정원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5.06 10:52

수정 2025.05.06 10:52

전고체 전지 짧은 수명 문제 해결 성공
두 종류 전고체 배터리 개발...2028·2030년 상용화 목표
SK온의 연구가 실린 ACS 에너지 레터스(ACS Energy Letters) 논문.SK온 제공
SK온의 연구가 실린 ACS 에너지 레터스(ACS Energy Letters) 논문.SK온 제공

[파이낸셜뉴스] SK온이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연구 성과를 유명 국제 학술지에 잇따라 발표하며 차세대 배터리 기술 선점에 나섰다. 학계와 연구 협력을 통한 혁신적 성과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SK온은 6일 한양대학교 김동원 교수팀과 함께 황화물계 전고체 전지의 수명을 높이는 연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리튬 메탈 음극 표면에 보호막을 형성해 배터리의 안전성과 수명을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이번 연구는 에너지·화학 분야의 국제적 학술지인 'ACS 에너지 레터스(ACS Energy Letters)' 4월호에 실렸다.

국내외 특허 출원도 완료했다.

전고체 전지의 차세대 음극 소재로 주목받는 리튬 메탈은 기존 흑연 대비 약 10배에 달하는 용량과 낮은 전기화학적 전위를 바탕으로 에너지 밀도 향상과 고출력 구현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리튬 메탈 음극을 적용해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면 상온에서 충·방전 횟수가 100회로 제한되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SK온은 전고체 배터리의 짧은 수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리튬 메탈 음극을 특수 용액에 담가 무기물을 제거하고 전도성이 높은 리튬나이트라이드(Li3N)와 기계적 강도가 높은 리튬옥사이드(Li2O) 기반 보호막을 형성시켰다.

이를 통해 계면 안전성을 확보했으며, 실험 결과 상온에서도 300회 이상 충·방전이 가능했다. 기존 리튬 메탈 전고체 배터리 수명을 약 3배로 늘린 셈이다.

또한 SK온은 연세대학교 박종혁 교수팀과 함께 고분자 산화물 복합계 배터리의 젤 고분자 전해질(Gel Polymer Electrolyte) 경화 시간과 배터리 수명 간의 관계도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젤 고분자 전해질의 열 경화 시간이 길수록 배터리 성능 유지에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60분간 열 경화된 전해질을 사용한 배터리는 방전 용량이 9.1% 감소했지만, 20분만 열 경화하면 약 34%가량 줄어드는 결과를 보였다.

이 연구는 지난 2월 화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인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에 게재됐다.

박기수 SK온 연구개발 본부장은 "이번 성과는 SK온의 지속적인 연구개발 노력과 기술적 저력이 학계와의 협력을 통해 맺은 결실"이라며,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 고체 전지의 기술적 난제를 돌파하는 데 핵심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온은 고분자·산화물 복합계와 황화물계 등 두 종류의 전고체 배터리를 각각 2028년, 2030년에 상용화할 목적으로 개발 중이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