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 밴드형 띠지, '플라스틱 제로' 정책에 역행
매달 2만~3만개 소요 예상, 재활용 힘든 쓰레기 발생
![[제주=뉴시스] 임재영 기자 = 4일 오전 관음사탐방로 입구에서 배포한 정상탐방 허가용 띠지. 2025.05.04. ijy788@newsis.com](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5/06/202505061058435527_l.jpg)
특히 띠지는 플라스틱류에 포함되는 것이어서 제주도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플라스틱 제로' 정책에도 역행하고 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한라산 탐방에 대한 기회를 많이 제공하기 위해 4일부터 백록담 정상을 가는 탐방객에 대해서만 예약시스템을 적용하고, 사라오름과 탐라계곡 등 탐방로 구간에 있는 명소를 방문할 경우 예약없이 오전 5시부터 탐방로에 진입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다만 정상 탐방객에게는 띠지를 손목에 부착하도록 하고 있다.
6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탐방예약시스템에 따르면 정상인 백록담 성판악탐방로와 관음사탐방로 등 2개 탐방로 예약은 이날 오전 9시 현재 890여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탐방로 입구에서 QR코드로 예약을 확인한 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측에서 나눠주는 띠지를 착용했다.
중간 통제소 역할을 하는 해발 1500m의 진달래밭대피소(성판악탐방로), 삼각봉대피소(관음사탐방로)에서 띠지를 확인하고 백록담 정상 구간으로 진입했다.
정상탐방예약을 하지 않은 탐방객은 탐방로 입장이 가능하지만 띠지를 착용할 수 없으며, 이들 중간 통제소를 통과하지 못한다.
![[제주=뉴시스] 임재영 기자 = 4일 오전 한라산국립공원 관음사탐방로 입구에서 탐방객에게 나눠주고 있는 '띠지'. 2025.05.04. ijy788@newsis.com](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5/06/202505061058452967_l.jpg)
띠지를 손목에 매는 방식을 계속 진행한다면 매달 2만~3만개의 띠지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띠지의 성분이 문제다. 종이처럼 보이지만 '고밀도 폴리에틸렌'이라는 플라스틱 수지로 만든 소재다.
플라스틱이기에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손목 띠지는 조금 다르다. 인쇄, 접착제 등 이물질이 상당히 포함됐기 때문에 보통 일반쓰레기로 버리고 있는 것이다.
결국 1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자제해야하는 제주도에서 오히려 쓰레기를 양산하는 셈이다.
![[제주=뉴시스] 임재영 기자 = 4일 오전 한라산국립공원 관음사탐방로 입구에서 탐방객에게 정상 탐방을 인증하는 '띠지'를 손목에 부착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5.05.04. ijy788@newsis.com](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5/06/202505061058475092_l.jpg)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내부에서도 띠지 배포와 부착, 검사를 놓고 갈등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발 1500m의 중간통제소에서 띠지 확인을 하려면 신규 인력이 필요한데도 "자율적으로 해달라", "봉사해달라"는 식으로 권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6일 정상을 다녀온 제주트레일워킹협회 관계자는 "오랫동안 한라산을 다니고 있는데 이번처럼 이상한 방식은 처음으로, 아날로그 시대로 돌아간 듯하다"며 "한라산 탐방을 확대하자는 취지는 좋은데, 더욱 고민하고 의견을 수렴해서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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