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1.5억 이상 수입차 전년比 78.4% 급증
개인명의 초고가 수입차 2배 이상, 법인은 66%↑
BMW, 벤츠, 포르쉐, 랜드로버, 람보르기니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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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경기 침체 영향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초고가 수입차 판매량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수입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억대의 초고가 차량은 오히려 더 큰 인기를 누리는 등 '양극화 소비' 흐름이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국내에서 판매된 1억5000만원 이상 초고가 차량은 총 8184대로 집계됐다. 4586대였던 지난해 1·4분기와 비교하면 78.4% 급증했다.
초고가 수입차를 제외하면 수입차 시장의 판매고는 오히려 둔화하는 추세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개인과 법인 모두 초고가 수입차 판매가 늘어났다는 점이다. 개인 명의로는 등록된 초고가 수입차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 올해 1·4분기 3115대의 1억5000만원 이상 수입차가 개인 명의로 등록됐다. 1545대였던 전년 동기와 비교해 101.6%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연두색 번호판'을 다는 법인 명의 초고가 수입차량은 3041대에서 5069대로 66.6% 증가했다. 지난해부터 8000만원 이상 법인차에 의무화 된 연두색 번호판 영향으로 법인의 고가 수입차 판매는 작년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는데, 올해는 다시 증가 추세로 전환된 것이다. 한 때 법인 명의로 된 고급차를 타는 것이 사회적 부담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들어선 오히려 연두색 번호판이 부의 상징으로 여겨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국산차뿐 아니라 수입차 판매도 감소했는데, 올해는 부자들이 지갑을 여는 대형차와 플래그십 모델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1·4분기만 보고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고급 차종에 대한 선호도가 트렌드가 된 것으로도 보인다"고 말했다.
1·4분기 브랜드별로 보면, BMW가 3164대로 1억5000만원 이상 수입차 판매 1위를 차지했다. 7시리즈, X7 등 대형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의 판매 호조세가 바탕이 됐다.
S클래스를 필두로 고가 수입차 시장의 전통 강자인 벤츠는 2468대로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4분기에는 벤츠가 1위, BMW가 2위로 초고가 시장을 주도했지만, 올해는 순위가 뒤바뀌었다. 이어 포르쉐(1434대), 랜드로버(555대), 람보르기니(113대) 페라리(104대)가 뒤를 이었다.
초고가 수입차의 인기는 반대로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신호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을 비롯해서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봐도 양극화가 심한 나라인데, 그런 곳들에서 공통으로 초고가 차량의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자동차 가격이 계속 올라가면서 하위 소득계층은 차 소비가 크게 줄었지만, 반대로 가격에 개의치 않는 사람들이 차를 사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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