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갑작스런 중국의 '서해 공정'논란으로 인해 한한령 해제가 차기 정부로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서해 공정' 논란이 최근 불거지기 전만해도 한중간의 교류의 물꼬는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를 보였다. 특히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 2월 시 주석을 접견한 이후 한한령 해제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우 의장은 중국 서열 3위인 자오러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을 만났다. 한국 국회의장이 중국 최고지도자를 만난 것은 무려 11년만이었다. 시 주석은 경주 APEC 정상회의 참석 요청에 대해 "APEC 정상회의에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하는 것이 관례"라며 "관련 부처와 참석을 진지하게 고려 중"이라고 우 의장에게 답변했다.
시 주석의 발언 이후 한국 대중가수의 중국 공연과 한중 청년들간의 교류까지 이어지면서 양국간 외교 정상화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6년 만에 한국을 찾은 한중청년교류 중국대표단 53명은 지난달 22일 정부서울청사를 찾기도 했다. 8년만에 중국 본토에서 한국 가수들의 공연도 지난달부터 시작됐다. 트로트가수 윤수현, 래퍼 박재범, 블랙스완 등이 공연을 가졌다.
향후 티켓파워가 큰 BTS, 지드래곤, 블랙핑크와 같은 한국인 K팝 스타에게도 중국이 문호를 열 것이라는 기대감이 이어졌다.
하지만 중국의 서해 인공 구조물에 대한 국내 보수단체들의 비난이 쏟아지면서 야권마저 중국에 대한 강경한 조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양국 외교부 당국자들은 지난달 23일 해양 갈등의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서울의 L모 호텔에서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눴다. 외교부는 서해 잠정조치수역에 중국 민간기업이 설치한 인공 구조물의 이동을 중국측에 요구했다.
중국은 이에대해 "해당 구조물이 순수 양식 목적의 시설로서 영유권이나 해양경계획정 문제와는 무관하다"고 적극 해명했다. 또 한국측이 원한다면 서해 해양구조물의 현장 조사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양국간 대면회의에서 추가 구조물 설치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서해 잠정조치수역 내에 반잠수식 구조물인 선란1호와 선란2호를 2018년과 2024년에 각각 설치했다. 선란 1호, 2호는 이동이 가능한 부유식이다. 쓰레기 적재용으로 추가 설치된 구조물은 고정돼 있지만, 영구적인 고정은 아닌 것으로 이번 양측간 만남에서 확인됐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민간 시설물이라는 이유로 인공 구조물의 즉각 철거나 이동 수용 여부에 대한 결정을 미루면서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외교부는 중국에서 추가적으로 해양협력대화를 하기로 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양측은 이 문제가 양국 관계 발전 흐름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공동 인식하에 각종 채널을 통해 계속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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