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법 파기환송 겨냥

이 후보는 이날 충북 증평군 전통시장에서 시민들과 만나 "농지개혁으로 새로운 경제체제를 만든 훌륭한 정치인 조봉암도 사법살인 당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도 한 일도 없이 내란음모죄로 사형선고를 받은 일이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이번에 반드시 살아서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발언은 자신의 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 결정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과 선대위는 사법부를 위협하고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을 위시한 대법관들과 서울고법 판사들에 대한 탄핵소추를 손에 쥔 채, 오는 15일로 정해진 파기환송심 공판기일을 대선 이후로 미루라고 요구하고 있다. 대선 공식 선거운동 기간 중 후보에 대한 공판은 헌법과 선거법에 위배되는 선거 개입이라는 논리다.
민주당이 제시한 공판기일 변경 시한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는 12일 이전이다. 대선후보 등록일인 11일까지 서울고법이 공판기일을 바꾸지 않으면, 국회가 가진 모든 권능을 동원해 재판을 중지시키겠다는 방침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직접 청문회·탄핵·특별검사 등 구체적인 수단을 열거하기도 했다.
구여권에서는 이 후보의 사법부 흔들기가 삼권분립 체제 자체를 훼손하는 일이라는 점을 꼬집었다.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는 이날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을 만난 직후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을 탄핵하겠다는 보복적인 얘기가 나오는 건 법치주의와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후보 선출 후 첫 일정인 현충원 참배를 마치자마자 "의회를 장악해서 탄핵을 31번 하고 그것도 모자라 대법원장까지 탄핵하려고 하는 것을 용서할 수 있나"라고 말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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