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단일화 숨바꼭질…서울행·대구행 엇갈린 지도부와 김문수

뉴스1

입력 2025.05.06 18:22

수정 2025.05.06 21:05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6일 경북 경주시 HICO(정상회의장) 미디어센터를 방문, 단일화 문제를 놓고 당 지도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김 후보를 설득하기 위해 내려온 김대식 의원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2025.5.6/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6일 경북 경주시 HICO(정상회의장) 미디어센터를 방문, 단일화 문제를 놓고 당 지도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김 후보를 설득하기 위해 내려온 김대식 의원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2025.5.6/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6일 경북 포항시 죽도시장에서 구매한 어묵을 먹으며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뒷편으로는 한 지지자가 '양보 하지 마세요'라고 적힌 종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2025.5.6/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6일 경북 포항시 죽도시장에서 구매한 어묵을 먹으며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뒷편으로는 한 지지자가 '양보 하지 마세요'라고 적힌 종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2025.5.6/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대로 향하고 있다. 2025.5.6/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대로 향하고 있다. 2025.5.6/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당 지도부를 향해 "후보 권한 침해" "정당한 후보를 끌어내리려 한다"며 연일 각을 세운 끝에 계획된 일정마저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김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예비 후보간 단일화 논의가 안갯속으로 빠져드는 분위기다.

6일 김 후보와 국민의힘 지도부는 숨바꼭질식 갈등을 노출하기도 했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단일화를 둘러싼 양측의 수싸움이 시시각각 벌어졌다.

당 지도부는 당무우선권을 거론하며 단일화 논의에 비협조적인 김 후보를 비판했으나 김 후보가 협의 대신 지방 일정을 택하자 설득에 적극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시일이 촉박하다고 판단한 당 지도부가 김 후보를 직접 만나 단일화를 논의하기 위해 대구행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김 후보는 이 소식을 들은 직후 "저를 강제로 끌어내리려는 시도"라며 서울행을 택했고, 당지도부와 다시 엇갈렸다.

국힘-김문수 캠프, 아침 일찍부터 마주 앉았지만…논의 평행선

이날 오전 8시 30분경 유상범 국민의힘 단일화 추진본부장은 김문수 캠프의 김재원 비서실장과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와의 단일화 관련 조율을 위한 것이었으나, 양측은 큰 성과 없이 회동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비서실장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두 사람은 오랜 친구 사이로서 서로의 마음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우정의 대좌'였음을 알려드린다"고 선을 그었고, 유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시점에서 우정을 위해 (회동에) 나갔겠나'라고 일갈했다.

유상범 단일화 위원장이 오전 10시에 단일화 회의를 열려고 했으나 한덕수 후보 측만 참석하고 김문수 후보 측에서 참석을 거절해서 무산됐다.

같은 시각 한덕수 무소속 대선 후보는 관훈토론회에 나서 단일화가 반드시 적절한 시기에 이뤄져야 한다고 당 입장에 힘을 싣기도 했다.

한 후보는 "한 번도 단일화가 실패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며 "(단일화 실패) 그것은 바로 국민들에 대한 큰 배신이고 배반이 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金 "전국위 개최 의구심 짙게 해" 국힘 "단일화 대비 포석"

이에 김문수 후보 측은 즉각 입장문을 내며 당 지도부의 의중을 문제 삼았다. 전날 당 지도부가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를 공고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김 후보는 "당은 후보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지만, 현재까지도 후보를 배제한 채, 일방적 당 운영을 강행하는 등 사실상 당의 공식 대선후보로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러한 가운데 당은 의제와 안건도 공개하지 않고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 소집을 공고했다"고 했다.

이어 "당에서 단일화 과정을 어렵게 만드는 상황이 계속 발생하는 사실, 의구심을 짙게 하는 당의 조치들 때문에 단일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김 후보의 주장에 대해 40분 만에 해명에 나섰다. 이양수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10시 55분경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백브리핑을 열고 전국위와 전당대회 소집 공고는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를 대비한 것에 불과하며, 김 후보의 교체나 당헌·당규 개정 논의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의원총회서 당 지도부 대구행 총의…김문수, 일정 취소하며 서울행

이날 오후 개최된 의원총회에서는 당 지도부가 특단의 조치를 내놨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다음날(7일) 전 당원을 대상으로 단일화 찬반 설문조사를 실시할 것이며, 단일화에 실패 시 비대위원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이후 약 한시간가량 이어진 의원총회 후, 이날 오후 3시 20분 당 지도부는 김 후보를 만나기 위해 대구행을 택했다.

같은 시각 국민의힘 김대식·엄태영 의원은 김 후보와 당 지도부 간의 단일화 이견을 봉합하기 위해 김 후보의 경주 유세 일정에 합류했다. 김 의원은 초선 의원 대표 자격으로, 엄 의원은 재선 의원 대표 자격으로 김 후보를 후방 지원했다.

반면 김 후보는 이날 오후 4시경 당 지도부의 대구행 소식을 들은 직후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 김 후보는 대구로 내려오는 중이었던 당 지도부를 만나지 않고 바로 서울행을 택했다.


김 후보는 "이럴거면 왜 경선을 3차례나 했냐. 저는 후보로서 일정을 지금 시점부터 중단하겠다"며 "국민의힘이 기습적으로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도 소집했다. 이것은 당 지도부가 정당한 대통령 후보인 저를 강제로 끌어내리려는 시도라고 생각한다.
두 번씩이나 대통령을 지키지 못한 당에서 대선 후보까지 끌어내리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