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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사법부 공격하며 뭉친 민주, 분열하는 국민의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5.06 18:35

수정 2025.05.06 20:29

정청래 "대법원장이 뭐라고" 발언
단일화 놓고 서로 싸우는 국민의힘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6일 경북 포항시 죽도시장을 찾아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6일 경북 포항시 죽도시장을 찾아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대선이 한달도 남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은 대법원장 탄핵을 거론한 데 이어 이재명 후보의 재판을 중단하라고 사법부를 노골적으로 압박하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똘똘 뭉쳐 선거에 임하는 민주당과는 달리 국민의힘 쪽은 후보들끼리 난타전을 벌이며 분열상을 노출하고 있다.

서울고법이 이 후보의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심 첫 재판을 오는 15일 열기로 한 가운데 민주당은 선거 전까지 재판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대법원장은 물론 서울고법 재판부까지 탄핵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대법원장 탄핵과 관련, "대통령도 2명씩이나 탄핵시켰다. 대법원장이 뭐라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사법부의 이 후보 재판에 대해 '사법 쿠데타'라고 공격했고, 이 후보는 자유당 시절 '조봉암의 사법 살인'을 언급하며 대법원 판결을 비난했다. 민주당은 이런 공세가 도를 넘어섰다는 비난 속에서도 이탈자 없이 합심해 선거에 총력을 쏟고 있다.

그러나 김문수 후보를 대선 후보로 선출한 국민의힘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와의 단일화를 모색하기는커녕 지도부끼리 서로 공격하며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19대 대선에서 후보들이 서로 갈라져서 출마해 패배했던 전철을 답습하고 있는 것이다.

김 후보는 "(당이) 후보를 배제한 채 일방적 당 운영을 강행하는 등 사실상 당의 공식 대선 후보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에게 패배한 한동훈 전 대표는 이런 상황에 대해 "국민들 보시기에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 같아서 제가 마음이 안 좋다"고 말했다. 후보들 중 혼자 공동선대위원장단에 합류한 안철수 의원은 한 전 대표를 향해 "지금 당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나. 우리 당과 함께 이재명을 막을 의지가 있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에게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을 탈당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당이 나를 버렸다"며 미국으로 출국할 것이라고 한다. 당내 갈등이 현재로서는 쉽사리 해결될 것 같지 않아 국민의힘 지지자들만 속을 태우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의 상황과 유사하다.

한마디로 국민의힘과 지도부의 현재 모습은 지리멸렬이다. 이렇게 하면서 선거에 이기겠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욕심이다. 선거가 1년 남은 것도 아니고 겨우 20여일이다. 후보 경선에서 탈락했다고 해서 당을 떠나고 선출된 후보를 공격하는 모습은 좋지 못하다. 졌더라도 당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는 태도를 보여줘야 지지자들이 모여든다.

김 후보와 한 후보의 단일화가 실패하면 결과는 물론 국민의힘의 대선 패배다. 성공해도 현재로선 지지율이 열세다. 하루라도 빨리 후보를 통합해 민주당에 맞서야 이길까 말까 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지지자들만 답답한 것이다. 이대로는 지지층마저 이탈할 우려가 있다.
국민의힘으로서는 만사 제쳐놓고 단일화부터 이뤄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