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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0.3% 역성장할 때 쿠팡은 21% '폭발성장'...중소기업 버팀목 됐다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5.07 09:58

수정 2025.05.07 09:58


제주 애월읍의 쿠팡 신선식품 풀필먼트센터. 쿠팡 제공
제주 애월읍의 쿠팡 신선식품 풀필먼트센터. 쿠팡 제공
[파이낸셜뉴스] 쿠팡Inc가 올 1·4분기에도 최대 매출(원화 기준)을 내며 고공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쿠팡 판매자의 7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성장폭도 가팔라지고 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역성장을 하고, 미국발 관세전쟁으로 수출길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당일·새벽배송을 이용하는 중소기업들은 쿠팡을 통해 실물 경제 위축을 최소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쿠세권 확대→중소기업 판로 성장 '선순환'

7일(한국시간) 쿠팡Inc는 1·4분기 연결실적 발표에서 매출 11조4876억원(79억8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1% 성장했다고 밝혔다. 쿠팡은2023년 3·4분기 이후 내리 6분기째 연속 20% 이상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2337억원으로, 전년 동기(531억원)보다 4배 가량 성장했다.

영업이익률은 2%다.

쿠팡의 지속적인 매출 성장세는 경기침체 직격탄을 맞은 국내 경제와 비교하면 더욱 고무적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2%로 역성장했다. 저성장이 장기화된 이유는 민간 소비가 전기 대비 0.1% 감소하고 건설 투자(-3.2%), 설비 투자(-2.1%) 등 기업 투자가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1·4분기 우리나라 자영업자 수는 552만3000명으로 전기 대비 16만명이 감소, 2019년 1분기 이후 최저치를 달성하며 문을 닫는 파산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쿠팡에 입점한 소비재 중소기업들은 계속 늘고 상품 거래규모는 더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쿠팡에 입점한 중소상공인 수는 2019년 6만1560곳에서 2023년 23만곳, 지난해는 25만곳(업계 추정)을 넘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의 상품 거래규모는 2019년 4조108억원에서 2022년 9조1800억원, 2023년 12조원으로 3배 가량 늘었고, 지난해는 15조원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전망된다. 쿠팡Inc는 올해에도 20% 성장세를 달성할 것이라고 지난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전망했는데,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도 쿠팡 입점 중소기업과 거래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무료 익일·당일배송 기반의 와우 멤버십 기반으로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오히려 늘고 있는 상황에서 쿠팡은 지난해 4·4분기부터 당일·새벽배송 물량을 45% 확대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3조원 이상을 경상도·충청도·전라도 등 지방 물류센터 투자를 진행하며 신규 물류센터가 곳곳에서 새롭게 오픈했다. 와우 멤버십 혜택 강화→전국 도서산간 쿠세권 확대→중소기업 상품 판로 가속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내년까지 부산 강서구와 경기 이천 물류센터, 충북 제천 물류센터 등이 추가 완공되면 그만큼 중소기업 판로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맛집직송부터 제주도 갈치 '항공직송'까지

여기에 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셀러 로켓배송) 등 사업이 확대되면서, 중소기업 참여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셀러를 위해 보관과 포장, 배송,반품을 처리하는 로켓그로스가 전체 사업 대비 몇 배 빠르게 성장, 수만 소규모 업체의 성공을 위한 장벽이 획기적으로 낮아졌다"라고 말했다.

실제 쿠팡이 올 들어 맛집직송, 항공직송 등 늘어난 새벽배송 인프라와 빠른 배송 노하우를 결합한 신규 서비스를 도입하며 중소기업들의 판로는 더욱 확장되고 있다. 쿠팡은 올해 전국 인기 음식을 파는 중소상공인 업체들과 손을 잡고 '맛집직송'을 본격 시작했다. 천안 호두과자·춘천 닭갈비 등 로컬 맛집에 들어온 주문 상품을 현지에서 검수·포장하면, 쿠팡이 오후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전국에 새벽배송해주는 '모바일 플렉스' 서비스를 통해서다.

지난 4월부터는 제주도에 '항공직송'을 런칭했다.
제주도 갈치 등 중소 수산물업체 상품을 경매시장에서 공수, 비행기를 통해 내륙 소비자들에게 새벽배송하는 것이다. 제주도에도 지난 2월 신선식품 새벽배송이 가능한 풀필먼트센터를 구축, 제주 현지 새벽배송이 활성화되면서 현지 농축산업체들의 매출이 오르는 추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쿠팡을 찾고, 중소기업들의 판로도 덩달아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는 더 많은 업체들과 상생이 가능한 신규 배송 모델 혁신에도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라며 "근본적으로는 쿠팡이 지속적으로 쿠세권을 늘리면서 전국 고객과 접점을 끊임없이 확대하는 것이 중소기업 성장 요인"이라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