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대차, 싱가포르 공장…동남아허브 역부족, 손실 쌓인다

뉴시스

입력 2025.05.07 08:31

수정 2025.05.07 08:31

1분기 전기차 판매량 112대 테슬라·BYD·BMW에 크게 밀려 스마트팩토리 기대와는 다른 성과 HMGICS, 1년간 손실만 444억원 브랜드·가격경쟁력 모두 열세 동남아 전략 거점, 재정비 시급

[서울=뉴시스] 로봇이 셀(Cell)에서 아이오닉 5를 조립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2023.11.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로봇이 셀(Cell)에서 아이오닉 5를 조립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2023.11.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현대차가 2023년 싱가포르에 구축한 '현대 모빌리티 글로벌 혁신센터(HMGICS)'가 첨단 전기차 생산기지로 주목받았지만, 정작 시장 성과는 기대에 못미친다는 평이다.

글로벌 전기차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며, 싱가포르 내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량은 주요 경쟁사 대비 크게 뒤처진 것으로 드러났다.

◆1분기 판매량 112대 그쳐
7일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량은 112대에 그쳤다.

같은 기간 중국 비야디(BYD)는 2183대, 미국 테슬라는 2384대, 독일 BMW는 1636대를 판매하며 상위권을 차지했다.

현대차는 이들 경쟁사 대비 판매량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기아는 1분기 단 4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이같은 실적은 현대차가 2023년 HMGICS를 준공하며 내세운 '동남아 전기차 허브' 전략에 부합하지 못하는 것이다.

당시 현대차는 스마트팩토리 기반으로 연간 3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 HMGICS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더 높일 것으로 기대했다.

[서울=뉴시스] 현대자동차가 싱가포르혁신센터에서 생산한 전기 SUV '아이오닉5'가 싱가포르 니안시티 시빅 플라자에 전시돼 있다. (사진=현대차 제공) 2023.06.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현대자동차가 싱가포르혁신센터에서 생산한 전기 SUV '아이오닉5'가 싱가포르 니안시티 시빅 플라자에 전시돼 있다. (사진=현대차 제공) 2023.06.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불어나는 손실, 누적 444억원
HMGICS는 설립 첫해인 2023년 약 508억원의 총포괄손실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까지 누적 손실은 444억원에 달했다.

생산 확대와 설비 투자에 따른 고정비 증가가 주 요인이지만, 현지 판매 부진 역시 수익성 악화의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현대차가 싱가포르 시장에서 고전하는 배경으로는 브랜드 인지도, 제품 다양성, 가격 경쟁력 부족이 꼽힌다.

현지 마케팅과 리세일 밸류(중고차 잔존가치) 측면에서도 현대차는 테슬라 등 경쟁사에 밀리고 있다.

싱가포르는 차량 소유 비용이 높아 소비자들이 '가성비'에 민감한데, BYD와 테슬라는 성능 대비 가격이 경쟁력 있는 모델을 집중 투입해 성과를 냈다.


업계 관계자는 "싱가포르는 규모는 작아도 동남아 시장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며 "다양한 차종을 적극 투입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전략적 거점으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esuk@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