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개월 필요…현재로선 수정계획 없어"
국토부 재입찰 예고…성사 가능성은 낮아
![[부산=뉴시스] 가덕도신공항 여객터미널 조감도. 2025.05.07. (사진=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5/07/202505071324577581_l.jpg)
정부와 시공사 간 대립이 현실화됨에 따라 가덕도 신공항의 2029년 조기 개항은 사실상 무산됐다. 국책사업이었던 만큼 추진 동력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7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가덕도 신공항의 안전과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최소 108개월의 공사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할 방침이다. 컨소시엄에는 대우건설과 포스코이앤씨도 참여한다.
가덕도 신공항은 부지공사는 활주로와 방파제 등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예산이 10조5300억원에 달한다. 국토부는 당초 사전 타당성 조사에서 올해 10월 공사 착공, 2035년 6월 개항으로 발표했지만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서 2029년 12월로 당겨 조기개항, 2031년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시공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지난달 국토부가 내건 공사기간(84개월)보다 2년 더 긴 108개월의 기본설계를 제출했다. 9년 공기, 2035년 준공 계획이다. 이로 인해 국토부는 입찰 조건과 맞지 않은 기본설계를 제출한 사유를 소명하고 공사기간을 수정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정부의 입찰안내서 기반으로 6개월간 250여 명의 인력을 투입해서 사업성 재검토 및 기본설계를 실시한 결과 해상에 공항을 시공해야 하는 만큼 공법 등을 감안하면 안전과 품질을 위해 108개월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4년 내 바다 매립과 에어사이드 시설을 완공하기 어렵고 사업비 증액도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기본설계를 변경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며 "조만간 정부의 요구에 따라 공사기간 연장 사유를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현대건설이 기본설계를 수정하지 않는 경우 국가계약법상 수의계약 절차를 중단하고 재입찰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자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당초 국토부가 내건 조건에 맞지 않는 설계라 보완을 요청했고, 보완해온다면 그에 맞춰 조치하겠지만, 보완 안 되면 플랜비를 가동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여러 기술적 검토와 행정적 검토를 시작했다"고 재입찰 가능성을 내비쳤다.
다만 재입찰을 하더라도 육지와 바다에 걸쳐 공항을 건설하는 고난도 공사인 만큼 다른 시공사가 참여할 가능성은 낮다. 최초 입찰 당시에도 공동도급 요건이 엄격하고 공사기간이 짧아 네 차례나 입찰이 유찰된 바 있다. 재입찰을 하는 경우 최소 6개월 더 착공이 미뤄지고 입찰이 성사될 가능성도 낮아, 조기개항이 사실상 물 건너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음달 조기대선이 예정된 상황에서 이전 정부의 국책사업의 추진 동력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가덕도 신공항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로 추진된 국책사업이며 2029년 12월 개항을 여러 번 강조했다. 다만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발의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힌 만큼 6월 조기대선 결과와 무관하게 추진될 가능성은 있다. 민주당은 개항 지연 관련 진상조사를 요구하며 부산시와 국토부에도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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