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망 피해 주말에 범행·여러 지점서 교환
중국인 총책 적색수배 등 5명 추적 중
중국인 총책 적색수배 등 5명 추적 중

[파이낸셜뉴스] 모바일 상품권 30억원어치를 해킹한 후 현금화해 해외로 빼돌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모바일 상품권 해킹 조직원 19명을 정보통신망침입, 컴퓨터등사용사기 혐의로 검거하고 이 중 6명을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해외에 머무르고 있는 중국 국적 총책 A씨 등 2명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 17일부터 이틀간 30억원 상당의 모바일 상품권 7687개를 탈취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모바일 쿠폰 판매업체 시스템에 관리자 계정으로 침입해 모바일 상품권을 주문한 후 자신들이 지정한 휴대폰으로 수신한 것으로 드러났다.
총책 A씨는 텔레그램으로 국내 교환책들에게 상품권 핀(PIN)번호를 전달했고, 국내 교환책들은 단기간에 전국 여러 지역에서 모바일 상품권을 지류 상품권으로 교환했다. 수거책들은 교환된 지류 상품권을 퀵 또는 대면으로 수거한 후 상품권 업자를 통해 현금화고, 송금책을 통해 해외로 빼돌렸다.
이들은 교환책, 수거책, 송금책 등 역할을 분담해 점조직 형태로 활동했다. 다만 대부분 서로 일면식이 없었고 해외 총책과 조직원이 텔레그램 지시를 주고받으며 유기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상품권 교환 고액 알바라고 속여 조직원을 포섭했다. 이들이 잠적·도주할 것을 우려해 수거책 등 상위의 조직원은 초등학교 동창이나 가족 등 신뢰할 수 있는 지인을 앉혔다. 이들은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여러 지점으로 분산하는 한편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기도 했다.
수사팀은 폐쇄회로(CC)TV 추적과 피의자들 간 텔레그램 대화 등을 분석해 약 9개월간 순차적으로 수거책, 송금책, 교환책 등을 검거했다. 검거된 피의자 외에 A씨 등 조직원 5명은 계속 추적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늘어나는 모바일 상품권 해킹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관리 계정 유출에 유의하고, 정기적인 보안점검과 다중 인증 도입으로 해킹 위협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타인의 계좌와 카드에서 현금을 인출하는 것뿐만 아니라 비대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한 고액 상품권 교환 알바도 범죄 관련성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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