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커지는 '묻지마 흉기난동' 범죄 공포…정부 대응 '미흡'

뉴시스

입력 2025.05.07 14:37

수정 2025.05.07 14:37

5년간 이상동기 범죄 244건…예방책 없어 전국 곳곳서 칼부림…미아역에선 여성 1명 사망 "형량 높이기는 사후약방문…범죄 발생 진단 필요해"
[청주=뉴시스] 서주영 기자 = 28일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충북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 경찰관이 들어가고 있다. 이 사건으로 교직원 4명과 행인 2명이 부상입었다. 2025.04.28. juyeo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청주=뉴시스] 서주영 기자 = 28일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충북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 경찰관이 들어가고 있다. 이 사건으로 교직원 4명과 행인 2명이 부상입었다. 2025.04.28. juyeo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전국 곳곳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묻지마 범죄'가 반복되면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일면식 없는 사람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시민들이 스스로 예방할 수 없는 만큼 범정부적인 차원에서 유사 범죄를 막기 위한 대응책을 마련이 시급하지만 여전히 정부의 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19~2024년) 발생한 이상동기 범죄는 244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묻지마 범죄'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는 모양새다. 이상동기 범죄는 가해자의 범행동기가 불명확하거나 쉽게 파악할 수 없다는 범죄를 의미한다.

전날(6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서는 흉기를 휘둘러 행인 4~5명에게 부상을 입힌 A씨가 특수폭행 혐의로 체포됐다.

현장에서 음주나 마약 정황 등이 발견되지 않았고, 불특정 다수에게 위협을 가한 만큼 경찰은 이상동기 범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에는 서울 강북구 미아역 인근의 한 마트에서 흉기 난동을 벌여 여성 1명을 살해하고 1명을 다치게 한 김성진(32)이 현행범으로 체포됐으며, 이어 28일에는 청주의 한 고등학교 내외부에서 흉기 난동을 벌여 교직원 6명을 다치게 한 고등학생이 구속됐다.

지난 2023년 신림역과 서현역 등에서 잇따라 흉기 난동 사건이 잇달아 벌어지며 당시 이상동기 범죄에 대한 대책이 나왔지만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했다. 실제로 사건 이후 경찰에서 형사기동대 신설 등 조직개편과 특별치안활동 등을 대책으로 내놓았지만 이후 이어지는 관련 범죄들을 막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형량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반복되는 묻지마 흉기난동 범죄가 단절되지 않을 것이란 의견을 내놨다. 여론에 치우친 형량 강화는 이미 벌어진 사건에 대한 '사후약방문'식 접근일 뿐 문제 자체를 예방하는 대응 방안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형량을 높이는 것은 제일 쉬운 방법이지만 이 사안의 본질을 국가나 정부가 심층적으로 파악하는 것에 대해 관심이 없다는 방증"이라며 "양형 기준을 높이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필요하지만 그것을 모든 해결책으로 삼으면 범죄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지나친 희망적 사고"라고 짚었다.


특히 최근 발생하는 흉기난동 사건을 단순히 이상동기 범죄로 정의하는 것도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범죄 발생에는 다양한 원인과 배경이 있는데 이를 이상동기 범죄로 묶을 경우 단순히 '이상한 사람이 벌인 범죄'로 치부돼 대응방안 마련에 소홀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정부가 안보 차원에서 책임을 갖고 여러 부처와 함께 해당 범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요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범죄 양상의 공통적인 패턴 등을 발굴해 처방에 맞게끔 개별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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