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샷은 오른손, 퍼트는 왼손…'前 세계 1위' 쩡야니, US여자오픈 출전

뉴스1

입력 2025.05.07 14:54

수정 2025.05.07 14:54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한때 여자 골프의 '일인자'로 통했던 쩡야니(36·대만)가 9년 만에 US 여자 오픈에 나선다. 퍼트하는 손을 왼손으로 바꾸는 '극약처방'을 내린 끝에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7일(한국시간) 미국 '골프위크'에 따르면 쩡야니는 지난 6일 미국 애리조나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US 여자 오픈 예선에서 이틀간 3언더파 141타를 기록해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5대1의 경쟁률을 뚫은 쩡야니는 이달 말 개막하는 US 여자 오픈에 출전하게 됐다.

쩡야니가 US 여자 오픈에 나서는 건 2016년 이후 9년 만이다.



메이저대회 5승을 포함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통산 15승에 빛나는 쩡야니는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스타 플레이어다. 도합 109주간 세계랭킹 1위를 지키기도 했다.

만 24세인 2012년까지의 짧은 전성기를 뒤로 한 쩡야니는 갑작스러운 슬럼프에 빠졌다.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며 부진의 시간이 길어졌다.

그래도 골프채를 놓지 않은 쩡야니는 부활을 위한 몸부림을 쳤다.

특히 이번 예선에선 오른손으로 샷을 하고 왼손으로 퍼트를 해 눈길을 끌었다. 입스(YIPS) 때문이다.

쩡야니는 "오른손으로 하는 퍼트가 정말 안 됐다. 솔직히 입스가 와서 짧은 퍼트도 넣을 수 없을 지경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난해 AIG 여자 오픈에서 좋은 샷을 날리고도 퍼트가 말을 듣지 않아 탈락한 뒤, 왼손 퍼트를 연습하기 시작했다. "오른손 퍼트로는 우승할 수 없다"는 코치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

실전 대회에서 왼손 퍼트를 적용한 건 불과 5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지난해 말 대만 여자골프 투어에서다.


쩡야니는 "왼손으로 1m 퍼트를 넣으면서 이상하게 입스 증상이 사라졌다"면서 "그 이후로 1.5m 안쪽의 퍼트는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여전히 퍼팅 라인을 읽을 땐 오른쪽에서 읽기 때문에 거리 조절이나 라이(lie·볼이 지면에 놓여 있는 상태)를 읽기가 어렵지만, 그래도 다시 우승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쩡야니는 지난달 말 셰브론 챔피언십과 지난주 블랙 데저트 챔피언십에선 연거푸 컷 탈락했지만, US 여자 오픈 예선을 통과하며 다시금 부활의 가능성을 타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