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교복 달라도 친구' 원아 줄자 제주 시골 유치원 뭉쳤다

뉴스1

입력 2025.05.07 15:29

수정 2025.05.07 15:29

7일 오전 제주시 한림초등학교병설유치원에서 한림초 병설유치원 원아들과 재릉초 병설유치원 원아들이 함께 놀이활동을 하고 있다. 2025.5.7/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7일 오전 제주시 한림초등학교병설유치원에서 한림초 병설유치원 원아들과 재릉초 병설유치원 원아들이 함께 놀이활동을 하고 있다. 2025.5.7/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7일 오전 제주시 한림초등학교병설유치원에서 서부지역 4개 유치원 3~4세 원아들이 함께 카네이션 꽃바구니 만들기 활동을 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은 중심유치원에서 지역 내 소규모 병설 유치원 원아들을 함께 교육하는 한울타리 유치원 시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2025.5.7/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7일 오전 제주시 한림초등학교병설유치원에서 서부지역 4개 유치원 3~4세 원아들이 함께 카네이션 꽃바구니 만들기 활동을 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은 중심유치원에서 지역 내 소규모 병설 유치원 원아들을 함께 교육하는 한울타리 유치원 시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2025.5.7/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7일 오전 제주시 한림읍 한림초등학교병설유치원에는 각기 다른 4개의 원복을 입은 아이들이 교실과 운동장에 섞여 있었다.

짧게는 2㎞, 멀게는 15㎞까지 떨어진 인근 서부지역 병설유치원 원아들이 이곳에 모두 모인 것이다.

이날 한림초병설유치원에서는 제주도교육청이 시범운영하는 '제주형 한울타리 유치원' 공동교육 수업이 이뤄졌다.

34명으로 원아가 가장 많은 한림초를 중심으로 재릉초병설유치원(11명), 고산초병설유치원(6명), 수원초병설유치원(3명) 원아들이 일주일에 1~2번씩 한데 모여 공동교육 활동을 받는다.

개별 유치원에서는 원아수가 워낙 적어 사실상 불가능했던 협동 교육이 4개 유치원을 합치자 가능해졌다.

이날 2층 백합반에서는 2개 유치원 5세반이 힘을 합쳐 블록으로 성을 쌓았고, 1층에서는 3~4세 아이들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어버이날을 위해 카네이션 꽃바구니를 만들었다.

오전 활동이 끝나면 다 같이 점심 급식을 먹은 뒤 각자의 유치원으로 돌아가는 일정이다.

강진주 수원초병설유치원 교사는 "아이들이 협동수업 날을 굉장히 기대한다"며 "심지어 아이들과 놀이 달력을 만들어 몇 밤을 자면 한림초에 모여 놀 수 있는지 세어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원아수가 급감하는 읍면지역 교육환경 개선과 아이들의 사회성 발달을 위해 한울타리 유치원 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시범운영에서 성과가 확인되면 도내 읍면지역으로 사업을 전면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도내 공립유치원 104곳 중 원아 수 4~10명으로 소규모 유치원으로 분류된 곳은 33곳이다. 휴원 중인 4개 유치원을 포함하면 원아 수 10명 이하 유치원은 도내 전체 공립유치원중 35.6%에 달한다.


이날 수업을 참관한 김광수 도교육감은 "읍면지역의 소규모 병설유치원 원아들을 거점형 유치원에 모아놓으면 아이들이 친구들과 어울리며 인성교육과 인격형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행·재정적 지원이 쉬워질 뿐 아니라 선생님들의 교육과정 연구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주시, 서귀포시 동지역을 제외한 읍면지역 병설유치원은 소규모인 곳이 상당하다"며 "구상 중이지만, 초등학교를 통합한 뒤 비는 한 곳에 새로운 유치원을 만드는 등의 정책 변화가 필요한 시기가 오고 있다.
그렇지 않고는 읍면지역 학교가 버틸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