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델리(인도)=프라갸 아와사티 통신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글로벌 관세 폭탄에 이어 인도-파키스탄 무력 충돌이 발생하면서 인도 기업공개(IPO) 시장이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인도 IPO 시장에서는 LG 인디아를 비롯해 예정된 58개 기업이 계획을 추진해왔으나 최근 줄줄이 연기를 발표하고 있다.
7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인도에서 계획된 IPO가 최소 7억5900만 달러(1조602억원) 규모의 상장이 투자심리 위축으로 연기될 것으로 전망했다.
학자금 대출 제공 업체 아반세 파이낸셜 서비스(Avanse Financial Services)와 위탁 의약품 제조업체 앤섬 바이오사이언스(Anthem Biosciences) 등이 상장 연기를 결정한 대표적 기업이다. 이 외에도 JSW 시멘트, LG전자 인도법인 등 다수의 기업이 잇따라 IPO 계획을 보류하고 있다.
악시스 캐피탈(Axis Capital)의 투자은행 대표 수라지 크리슈나스와미는 “현재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 일부 기관투자자들만이 제한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인도-파키스탄 간 긴장 고조가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 투자자들도 손실을 우려해 신규 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올해 상장한 종목들에 대한 반응도 미지근하다. 큰 기대를 모았던 전기 스쿠터 제조업체 아더 에너지(Ather Energy)의 IPO 역시 시장 우려를 해소하지 못했다. 공모가 321루피(5277.24 원)에서 2% 프리미엄으로 상장했으나 장 초반 주가가 약 5% 하락하며 약세로 전환됐다. 아더는 불확실한 시장 환경 속에서 3억 5200만 달러(4902억 6560만원) 규모의 상장을 강행했지만 목표 기업가치를 44% 낮추고 공모 규모도 축소했다.
이같은 연기 흐름은 미중 무역전쟁, 지정학적 갈등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경제 전망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방증하며 기업들이 자금 조달 및 투자계획 전반을 재검토하는 분위기다.
현재 인도 증권 거래 위원회(SEBI)로부터 상장 승인을 받은 58개 기업이 IPO 일정을 연기한 상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과한 관세 등의 여파로 기업 심리가 위축된 것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IPO 시장 분석업체 프라임 데이터베이스 그룹(PRIME Database Group)의 프라나브 할데아 대표는 “상장 승인 유효기간이 곧 만료되는 기업도 있어, 일부는 IPO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거나 규제 기관에 연장 승인을 요청해야 할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인도 대표 주가지수인 니프티 50는 트럼프의 관세 발표 이후인 4월2일 이후 4.8% 상승했지만 지난해 9월 말 기록했던 최고치보다는 여전히 7% 낮은 수준이다. 투자은행들은 이처럼 불안정한 환경에서 IPO를 준비 중인 기업들에 전략 재검토를 권고하고 있다.
praghya@fnnews.com 프라갸 아와사티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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